화이자 시작으로 노보·릴리·암젠 등 약가조정과 DTC 전략 발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내 약값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고 보험사와 약국, 약국 급여 관리자(PBM) 등 중간 유통 구조를 축소하라는 압박을 강화하면서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미국 시장에서 직접 환자 판매(Direct-to-Consumer, DTC) 모델을 도입하거나 약가 인하를 단행하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과 제약사 공식 보도자료를 종합해 보면, 화이자는 이달 1일 미국 정부와 협의를 통해 메디케이드 프로그램 내 자사 의약품 가격을 선진국 수준으로 조정하기로 합의했으며 일부 제품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경로를 마련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최혜국(Most Favored Nation, MFN) 약가 정책'의 첫 실행 사례로 꼽힌다.

노보 노디스크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을 현금 결제 환자 대상 월 499달러에 판매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비만 치료제 '위고비' 역시 자체 플랫폼 ‘NovoCare Pharmacy’를 통해 직접 배송 및 할인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보험이 없는 환자들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일라이 릴리는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를 자체 웹사이트를 통한 직접 판매 및 배송 프로그램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릴리는 보험 적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환자가 바로 약을 구매할 수 있는 구조를 시범 운영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천식 치료제 '에어수프라'와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를 대상으로 최대 70% 할인된 가격의 DTC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보험사나 약국을 거치지 않고 공식 사이트를 통해 처방약을 직접 배송한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은 항응고제 '엘리퀴스'와 건선 치료제 '소틱투'를 포함한 주요 제품의 소비자 직접 판매 및 가격 인하 정책을 발표했다. 특히 소틱투는 정가 대비 약 86% 인하된 가격으로 제공된다고 밝혔다.

암젠은 지난 6일(현지시간) 'AmgenNow' 플랫폼을 통해 이상지질혈증치료제인 PCSK9 억제제 '레파타'를 월 239달러(약 60% 인하)에 직접 판매한다고 말했다. 암젠은 해당 프로그램을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초 출범 예정인 ‘TrumpRx’ 사이트와 연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빅 파마들의 이 같은 해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주요 제약사 17곳에 보낸 'MFN 약가 요구 서한'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당시 트럼프는 "미국 가계에 즉각적인 가격 인하 효과를 주는 약속 외에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업계가 응하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경고했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TrumpRx.gov 웹사이트를 2026년 초 개설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이는 처방약 가격을 낮추고, 소비자가 보험 경로를 거치지 않고 제약사 직영 채널로 약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으로, 소비자가 검색 시 제약사 직접 판매 사이트로 연결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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