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만료 오리지널 1년 뒤 인하 가능성 높아
다국적사·국내사 모두 시장 영향 예의주시

정부가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가산 정책도 변경하면서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간 약가 역전 가능성을 둘러싼 시각차가 나타나고 있다. 특허만료 오리지널은 1년 이후 약가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 혁신형 제약기업은 4년간 가산 혜택을 유지할 수 있어 제네릭보다 오리지널이 더 낮은 가격을 형성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된 약가제도 개선안은 혁신형 제약기업에 60%, 준혁신형 제약기업에 50% 가산을 부여하고, 1년 경과 후 3년을 추가해 최대 4년까지 우대기간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3년 추가는 국내 생산이 조건이기 때문에 대부분 만족할 것이란 예상이다.
또 원료를 직접 생산하거나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국가필수의약품, 항생제 주사제, 소아의약품을 직접 생산하는 경우 68% 가산을 받을 수 있다. 수급안정 선도기업 가산은 50%이며, 기업 요건은 생산 품목 수 대비 퇴장방지의약품 비중 또는 청구 금액 대비 퇴장방지의약품 비중이 20% 이상인 제약사로 설정됐다.
반면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은 1년간 70% 가산을 적용받은 뒤, 국내 생산이거나 공급사가 3개사 이하인 경우에 한해 60% 수준으로 3년 연장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지난해 11월 발표안이 특허만료 오리지널 가산을 3년간 70% 유지하는 방향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오리지널 우대 폭과 기간이 모두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라 다국적 제약사를 중심으로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 약가 역전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허만료 오리지널이 1년 후 70%에서 45%로 인하되는 반면, 혁신형 제약기업과 준혁신형 제약기업은 각각 60%, 50% 수준의 약가를 최대 4년까지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도 사용량-약가연동제, 실거래가 조사 등 사후관리 과정에서 약가 역전이 발생한 품목들이 있지만 앞으로는 이런 구조가 보편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특히 특허만료 오리지널의 추가 가산 요건이 현실적으로 까다롭다고 보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생산 또는 3개사 이하 공급이라는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품목이 많지는 않아 특허만료 오리지널 가산을 1년짜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 생산기반을 둔 글로벌 제약사는 한국오츠카제약 정도만 해당할 것"이라며 "추가 가산 적용 대상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의도에 대한 해석도 엇갈린다. 또다른 다국적사 관계자는 "오리지널 약가가 더 낮아질 경우 오히려 처방이 늘어날 수 있을 텐데, 이것이 재정 절감을 위해 설계된 구조인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국내 제약업계 역시 약가 역전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네릭이 오리지널보다 높은 약가를 형성하는 상황이 현실화하면 시장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고, 오리지널 약가 인하에 맞춰 자진 인하에 나서는 업체가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실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 제약사 한 임원은 "국내 건강보험 체계상 환자 본인부담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최종 처방은 약가 자체보다 영업력과 시장 장악력에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결국 이번 약가제도 개편이 특허만료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가격 질서를 어떻게 바꿀지는 제도 시행 이후 시장에서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