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이 'GI-102', J&J '파스리타미그'와 병용 임상 추진
흑색종 이어 고형암 적응증 확장 계속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하 J&J)과 손잡고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I-102'와 전립선암 치료제 '파스리타미그'의 병용 임상을 본격화한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I-102와 J&J의 차세대 T세포 결합항체(T-cell Engager, TCE)인 파스리타미그를 병용 투여하는 제1b/2상 임상시험을 위한 임상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병용요법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 지난 19일 신청 완료했다.
GI-102, 기존 TCE 치료 저항 극복 가능
이번 임상은 신규 호르몬 요법(NHT)에 실패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초기 단계에서는 GI-102의 최대내약용량과 임상 2상 권장 용량을 설정하며 안전성을 평가하고, 이후 확장 단계에서 실질적인 항종양 활성을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T세포 결합항체(T-cell Engager, TCE)는 한쪽은 종양 항원, 다른 한쪽은 T세포에 결합해 T세포가 종양을 직접 살상하도록 유도하는 치료 모달리티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 체내 T세포 부족 △조절 T세포(Treg)에 의한 면역 억제 환경 △종양 항원 소실(antigen loss) 등의 이유로 치료 반응이 제한되거나 내성이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특히 암세포가 Treg를 통해 면역 회피 환경을 조성하거나 표적 항원을 변형·소실시키는 경우, TCE의 작용은 크게 약화되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전략으로 인터루킨-2(IL-2)가 주목된다. IL-2는 대표적인 T세포 및 NK세포 증식 인자로, 면역세포 수를 증가시켜 TCE의 효능을 높일 수 있다.
회사 측은 "GI-102는 CD80-IL2v 이중융합단백질로, 기존 IL-2 계열 후보물질 대비 T세포와 NK세포를 보다 강력하게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차별화 요소"라고 설명했다. 증가된 T세포는 TCE가 활용할 수 있는 '병력'을 확장해 종양 살상 효율을 높이고, NK세포는 종양 항원 소실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어 치료 공백을 보완한다는 설명이다.
J&J 선택 이유..."안전성+기전적 시너지" 주목
회사 측은 "1상 임상시험에서 확인한 GI-102의 우수한 안전성이 이번 계약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TCE 치료제는 T세포를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면역 물질이 분비되는 사이토카인 분비 증후군(CRS)을 동반하기 쉽다. 기존의 대다수 IL-2 제제 역시 심각한 CRS를 유발해 TCE와 병용에 제약이 많았으나, GI-102는 임상 1상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J&J의 파스리타미그는 암세포 표면의 KLK2와 T세포의 CD3에 동시 결합하는 이중 항체로, 최근 도세탁셀과 병용 임상에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90% 이상 감소시키는 등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또한 현재 병용 요법으로 개발되고 있는 화학항암제인 도세탁셀은 골수 억제나 호중구 감소 등 혈액학적 독성이 있고, 일부 환자에서 T세포 자체를 줄일 위험이 있어 노인 환자가 많은 전립선암 치료에서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회사 측은 "도세탁셀은 일부 환자에서 T cell 자체를 줄일 위험이 있어 TCE가 쓸 탄약을 줄이는 셈이지만, GI-102는 안전성과 내약성이 우수하고 탄약을 늘리게 되므로 기전적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형암 적응증 확장 이어질 것
현재 GI-102는 흑색종 적응증으로 FDA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아 2028년 가속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이번 J&J와 협력을 통해 전립선암 분야로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확장하고 글로벌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GI-102의 주력 적응증인 흑색종 이외에도 향후 신장암과 간암에서 확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전립선암 대상 병용 요법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한다면 TCE가 사용되는 어떤 적응증이라도 T cell과 NK cell 증강제로써 GI-102의 적응증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파스리타미그는 기존 TCE가 입원 기반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과 달리 통원 치료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투약 편의성이 크다"며 GI-102의 면역 증폭 전략과 T cell engager 기전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종양 미세환경의 면역 활성도를 근본적으로 끌어올리는 차세대 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나리 부사장은 "이번 임상 협력은 J&J가 허가전 단계에 있는 약물을 협력하는 한국 첫 사례이다"라며 "향후 지아이이노베이션과 J&J의 전략적 파트너쉽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