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암젠 등 글로벌 빅파마 개발 속도전
국내 시장은 제형 플랫폼 기술 중심 움직임

ChatGPT 생성 이미지. 김동우 기자 가공.
ChatGPT 생성 이미지. 김동우 기자 가공.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투약 주기'가 새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그간 표준으로 자리하고 있던 '주 1회' 투여 방식에서 '월 1회' 투여로 개발 전략을 옮겨가는 가운데, 시장 전반에서 월 1회 치료제 개발 경쟁도 가속되는 흐름이다.

화이자는 최근 멧세라를 100억달러(약 14조5000억원)에 인수하며 획득한 월 1회 투여 비만 신약 후보물질 'PF-3944(MET-097i)'의 2b상 임상시험 톱라인 결과, 28주 시점에서 유의미한 지속 효과와 내약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화이자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PF-3944 관련 10개의 3상 연구와 20개 이상의 비만 임상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암젠도 월 1회 투여 주사제 '마리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현재 임상 3상에 들어선 마리타이드는 지난 2상에서 52주차 체중 감소율이 약 20%를 나타냈다. 회사에 따르면 출시 목표 시점은 2029년 전후다.

애브비 역시 최근 JP모건 컨퍼런스를 통해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 계획을 밝혔다. 애브비는 작년 3월 덴마크 제약사 구브라로부터 인수한 주사제 'GUB014295'를 중심으로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비만약 시장에서는 이처럼 월 1회 투여 전략이 주요 개발 방향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존 주 1회 제형이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도 투약 간격 확대 시도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치료 편의성과 제품 차별화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투여 빈도 감소가 환자 편의성과 제품 차별화 측면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하나둘 개발 방향을 틀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장기지속 제형 기술을 활용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알테오젠은 자체 개발 초장기 지속형(Ultra-long-acting) 플랫폼을 활용해 월 1회 투여가 가능한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의 개발 진척 상황을 최근 공개했다.

알테오젠은 후보물질과 관련해 "동물 약동학(Pharmacokinetics, PK) 실험에서 긴 반감기를 보이며 약물 농도가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주 1회 치료제가 주류인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월 1회 투약 주기가 제공하는 높은 환자 순응도와 이번에 확인한 약효 특성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인벤티지랩과 함께 월 1회 주사제를 공동개발 중이다. 양사는 위고비 주요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기반으로 약효 지속 기간을 한 달 수준까지 확장하는 제형 기술을 검토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인벤티지랩의 장기지속 플랫폼 기술 'IVL-DrugFluidic'이 적용됐으며 현재 전임상 단계에서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유한양행은 최근 열린 R&D 데이에서 "주사 투여 빈도를 줄여 환자 편의성을 높이고 치료 부담을 줄이는 것이 개발의 주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도 월 1회 주사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미 지난 2024년 말 티온랩 테라퓨틱스, 대한뉴팜, 다림바이오텍과 '비만 치료 4주 지속형 주사제' 공동 개발을 위한 계약을 맺었음을 발표한 바 있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에는 티온랩의 마이크로스피어 약물 전달 기술이 적용돼 약물 방출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빅파마와 같은 후기 임상 단계 경쟁보다는 장기지속 제형 기술과 플랫폼 확보에 무게를 두는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장기지속형 약물 전달 기술은 특정 질환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로 확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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