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HIT | 신기술 제품화 지원 간담회 현장의 2% 아쉬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1일 '신기술·신개념 글로벌 의약품 제품화 지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사전상담과, 신속심사과, 임상심사과 과장들이 나서 GIFT(신속심사제도), 길잡이 프로그램 등 기 시행 제도의 올해 계획을 발표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모인 업계 관계자들은 25명이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비롯해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제약회사 개발본부, 임상본부 주요 간부들이 보였고 식약처 공무원도 11명이 참석했다.
사전상담 이력카드, GIFT 정의 명확화, 민관협의체 등 식약처는 업계를 대상으로 새로 시행하는 정책을 설명했다. 그러나 정책설명이 끝나자 아쉬움이 남았다. 식약처가 업계 목소리를 청취하는 간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취재도 설명까지밖에 할 수 없었다. 식약처가 주최하는 정책 설명회 현장이 통상 공개되는 것과 달리 비공개는 이례적이었다.
더구나 식약처는 행사를 앞두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2025년 혁신제품 제품화 지원 현황, 2026년 제품화 전략지원단 업무 추진방향 등을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 일정과 주제, 장소까지 세부적으로 안내한 공개 행사였다는 뜻이다.
물론 식약처는 업계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간담회 자리를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자리가 제약업계의 규제 애로사항과 제도 개선 요구를 청취하기 위한 성격으로 느껴진 것은 사실이다.
허가 전략이나 심사 기준, 내부 검토 사안 등은 자칫 시장에 불필요한 신호를 줄 수 있어 당국이 정리된 입장으로 설명하고 싶어 했을 수도 있다. 규정이나 방향을 충분히 검토해 정리된 결과로 보여주고 싶다는 식약처의 판단 역시 이해 못할 대목은 아니다.
그러나 이날은 제약 업계 주요 리더들이 모인 자리였다. 규제와 산업의 접점을 짚는 중요한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 기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처럼 의미 있는 공간에서 단 한 문장도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단순히 '현장을 놓쳤다'는 차원이 아니라, 그 자리가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날 발표 내용에서는 희귀질환자 접근성 강화, 한국형 환자 중심 GIFT 심사 프로그램 운영 등 환자들과 국민들과들이 알아야할 내용도 상당수 있었다.
업계 뿐 아니라 환자와 국민 입장에서도 식약처의 올해 계획에 대한 제약사들의 생각과 방향 등을 궁금해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얘기다.
식약처의 비공개 전환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도 최근 정부가 강조해온 정책 투명성 강화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 국무회의 공개 확대, 부처별 업무보고 생중계 등 정책 설명 책임 강화를 언급해온 흐름 속에서, 부처별 업무보고 역시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를 감안하면 앞으로는 정책 간담회를 전면 비공개로 돌린 대목은 더욱 아쉽다.
때문에 식약처가 앞으로 이같은 간담회에서 사후라도 일정 수준의 백브리핑을 통해 논의의 큰 틀과 향후 검토 방향을 공유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별 기업의 개별 발언이나 민감한 내용까지 공개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의식이 제기됐고 당국이 무엇을 검토하겠다고 했는지 정도는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책 논의의 과정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과 일정 부분이라도 공유되는 것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백브리핑 외에도 일정한 규칙과 기준을 갖춘 정기적 공개 브리핑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간담회가 끝난 뒤 핵심 정책 방향, 논의된 주요 과제, 향후 검토 일정 등을 정례적으로 공유한다면 현장의 신뢰가 높아질 것이다.
사전에 비공개 회의의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하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공익적 성격의 논의까지 비공개의 이유로 포괄하는 일은 최소화해야 한다. 이러한 구분이 명확해질 때투명성과 효율성은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다.
물론 이번 만남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반복적이고 축적된 소통의 출발점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전제는 투명성이다. 정책 간담회가 업계와 당국의 신뢰를 쌓는 자리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공개성과 설명 책임이 함께 따라야 한다.
향후에는 최소한 논의의 큰 방향과 검토 과제 정도라도 공유되는 구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과정이 보일 때 정책은 설득력을 얻고, 투명성이 확보될 때 소통은 제도로 자리 잡는다. 이번 간담회가 그러한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내밀한 논의가 있었던 만큼 향후 그에 따른 설명과 성과도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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