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임상정보사이트에 'SC더발루맙+rHu' 임상 1상 등록
PD-1부터 PD-L1까지 SC 제형 변경 속도전

아스트라제네카(AZ)가 면역항암제 '임핀지'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을 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상을 통해 알테오젠이 머크(MSD)의 '키트루다(항PD-1)'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항PD-L1)'까지 파트너로 확보하며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의 양대 축을 모두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임상정보사이트 'ClinicalTrials.gov'에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 더발루맙)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을 위한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신규 등록했다(NCT07391670). 공개된 계획서에는 시험 약물로 'SC 더발루맙'과 함께 'rHu(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가 병용 명기됐다. 업계에서는 이 'rHu'가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아제 플랫폼인 'ALT-B4'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하며, 지난해 3월 체결된 라이선스 계약이 본격적인 개발 단계로 진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알테오젠, '키트루다SC' 이어 '임핀지SC'도?
이번에 등록된 임상 1상은 비소세포폐암(NSCLC) 및 간세포암(HCC)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기존 정맥주사(IV) 제형과 SC 제형 간의 약동학(PK) 및 안전성을 비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1차 종료점은 혈중 약물 농도가 IV 제형과 동등한 수준을 유지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연구는 2026년 3월 31일 개시돼 2027년 8월 완료될 예정이다.
앞서 알테오젠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미국 자회사 메드이뮨과 '1개 제품(6억달러 규모)'에 대한 개발 권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구체적인 품목명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업계는 해당 계약의 대상 품목을 주력 제품인 '임핀지'로 추정해 왔다.
이번 임상 등록이 알테오젠의 기술 적용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회사는 면역항암제 시장을 구성하는 두 핵심 축인 항PD-1과 항PD-L1 계열에서 모두 글로벌 파트너를 확보하게 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두 약물은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목적은 같지만 작용 기전과 적응증이 상이하다. 키트루다가 면역세포(T세포)의 PD-1 수용체를 막아 방어력을 높인다면, 임핀지는 암세포 표면의 PD-L1 단백질을 막아 회피 신호를 차단한다. 알테오젠의 ALT-B4가 기전이 다른 이 두 항체를 모두 피하주사로 변환시킬 수 있다는 점은 기술의 범용성을 입증하는 데이터가 된다.
시장성 측면에서도 상호 보완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키트루다가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등 광범위한 암종을 커버하는 주력 약물이라면, 임핀지는 수술 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 담도암 등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가진 약물이다. 최근 미국 FDA로부터 위암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받는 등 적응증도 확대 추세다. 이번 임상 결과에 따라 알테오젠은 특정 단일 품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면역항암제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사업 안정성을 강화하게 될 전망이다.
AZ, SC전환 서두르는 이유는?
아스트라제네카가 SC 전환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경쟁 약물들의 공세와 특허 만료에 따른 방어 전략이 깔려 있다. 경쟁 약물인 로슈의 '티쎈트릭 SC'는 영국 승인 후 9개월 만에 시장 점유율 32%를 기록하며 SC 제형의 경쟁력을 증명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임핀지의 SC 전환을 통해 환자 투약 편의성을 높이고, 향후 바이오시밀러 진입을 차단하는 '에버그리닝(Evergreening)'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아스트라제네카 내 다른 항암제 파이프라인으로 기술 적용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임상이 순항할 경우 일종의 '플랫폼 락인(Lock-in) 효과'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가 보유한 엔허투 등 다른 블록버스터 약물로 알테오젠의 기술이 수평 확장될 개연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알테오젠은 메드이뮨 미국 법인 외에 영국 법인과도 '2개 제품(7억5000만 달러 규모)'에 대한 별도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다만 이번 임상 진입이 당장의 대규모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기술수출 계약 구조상 임상 1상 진입 단계의 마일스톤 비중은 크지 않으며, 주요 수익은 후기 임상과 상업화 이후 로열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장 전망 데이터에 따르면 임핀지는 2021년 24억 달러에서 시작해 2030년까지 65억 달러 규모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알테오젠 입장에서는 향후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이번 임상 건에 대해 "상대 회사와 계약 대상 약물이나 마일스톤 금액에 대해 공개를 합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항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공시 사항이 발생했을 때 적법한 절차에 따라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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