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기대·임상 지연에 과민 반응한 투자 심리... '성장통'
전문가들 "단기 모멘텀과 기업 펀더멘털 구분 절실" 조언

정부가 '코스닥 3000'이라는 상징적 목표를 언급하며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코스닥 지수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바이오 섹터가 거론되는 가운데, 최근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 등 대장주들을 중심으로 발생한 급격한 주가 조정에 대해 '유행'에 따른 단기 모멘텀과 기업 본연의 가치(펀더멘털)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최근 바이오 업종의 변동성이 정책적 수급과 심리 개선에 기반한 단기적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150 헬스케어 지수가 회복세를 보이는 듯하다가도 개별 기업의 임상 지연이나 계약 조건 변경 소식 하나에 업종 전반이 차익 실현 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이 지속된다는 평가다.
기대감 선반영에 따른 급격한 조정…대장주들 '몸살'
최근 바이오 업종의 흐름은 전형적인 '기대 선반영-급격한 조정'의 패턴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알테오젠은 지난달 글로벌 제약사와 대형 기술수출 기대가 정점에 달한 이후 실제 계약이 발표되자 주가가 20% 이상 급락한 바 있다. 회사는 사전에 '빅딜'을 시사하며 시장의 기대치를 높였지만, 이후 공개된 GSK 자회사 테사로(Tesaro)와 계약 규모가 총 42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여기에 미국 머크(MSD)의 분기보고서를 통해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전환에 따른 로열티가 순매출의 약 2% 수준임이 확인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파트너사인 사노피가 실적 발표를 통해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ABL301의 개발 우선순위를 낮춘다고 공식화하면서 홍역을 치렀다. 이는 사노피 내부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자원 재배치라는 설명이지만, 시장에서는 임상 일정 지연이나 권리 반환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단기간에 20% 가까이 하락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보 비대칭성과 단기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주가가 일부 조정됐을 뿐, 기술의 핵심 가치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단기 모멘텀과 펀더멘털을 분리해 접근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시장 분위기에 따른 단기 이벤트와 기업 실적에 기반한 본연의 가치를 구분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펀더멘털은 견고한데...성장통 겪는 바이오
실제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두 기업 모두 기술의 기능성과 독점적 지위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로열티 비율 조정 등의 이슈는 수익 모델의 사업성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평가했다. 알테오젠은 현재 비공개 계약을 포함해 총 11조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머크와 산도즈,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톱티어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이 여전히 견고하다. 특히 키트루다 SC의 활용 범위가 비소세포폐암 병용 임상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압도적인 수익성 확대로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련해서도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회사가 보유한 Grabody-B 플랫폼은 파킨슨병 외에도 GSK 및 일라이 릴리와 협업 중인 신약 후보물질 도출이 2027년 말 가시화될 전망이다"며 "또한 담도암 치료제인 ABL001이 2026년 FDA 가속 승인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중항체 ADC 분야에서도 글로벌 임상 1상 진입을 허가받는 등 성장 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대외적인 이벤트에도 기업의 핵심 가치는 변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코스닥 3000의 핵심 축 바이오, 급격한 변동은 '주의'
이번 사례가 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니라는 점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하다 보면 기업의 실제 가치와 주가 사이의 괴리가 벌어지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작은 이벤트에도 주가가 출렁이는 위험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바이오 기업으로, 코스닥 3000을 향한 기대 국면에서 바이오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코스피가 5000으로 상승할 때는 대형주들의 실적 성장이 실제로 뒷받침됐지만, 코스닥 대형주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바이오 기업들의 영업 환경이 작년이나 올해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만큼, 작은 변수에도 코스피보다 심한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바이오 업종은 타 업종과 달리 당장의 실적이 가시화되지 않은 기업이 많아 투자 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지수 상승 기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단기 이벤트를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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