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지난 23일 의료기기 업체 대표자 간담회 진행
업게 "기업 특성 고려한 구체적 가이드라인 필요"

규제당국이 의료기기 허가·심사의 속도와 예측성을 높이고 기술문서 심사 및 인증 절차에서 기업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업계는 일괄적인 규제보다 다양성을 기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3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를 포함한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의료기기 업체 대표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2등급 의료기기 원스톱 처리 시스템으로 허가 기간 단축
식약처는 의료기기 허가 기간을 최대 398일에서 240일로 단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허가 신청 이전 단계부터 기업의 자료 준비 과정을 지원하는 규제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허가 신청 이전에 시행착오를 줄이고 전문 심사팀을 구성해 기술문서·임상·품질 등 자료를 병렬로 검토할 방침이다.
기존에 2등급 의료기기는 기술문서심사기관의 심사 후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에 인증을 신청해야 하는 2단계 인증 과정을 거쳤다. 동시에 보완율도 지난 2022년 2.4%에서 2024년 5.4%까지 증가했다.
보완율 증가는 기기 허가 지연의 주된 원인으로 언급됐으며, 식약처는 보완율 개선과 함께 원스톱 처리 시스템을 통해 기존에 40일이 소요되던 심사 과정을 25일로 줄일 예정이다. 또한 변경허가 제도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안전성·유효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변경사항만 사전 허가 대상으로 관리하고, 그 외 변경은 기업 책임에 맡긴다.
업계 관계자는 "방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자율 관리 범위와 책임 기준이 모호하면 혼선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가이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허가·심사 소통단 '코러스 메디'를 마련해 업계와 상시 소통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개별 민원과 비공식 질의도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고, 기술 고도화에 따른 심사 복잡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논의를 이어간다. 코러스 메디는 △정책분과 △GMP분과 △갱신분과 등 3개 분과로 구성되며 제조·수입·회사 규모에 따라 분과별 20인 내로 구성된다.
GMP 심사 구조 부담 여전…제도 안정 정착 위한 하위법령 마련
지난해 시행된 △3등급 의료기기 단독심사 △결합심사 제도 도입 △종류와 관계없는 GMP 우선심사 제도 △제조의뢰자-제조자 반복심사 해소 등에 이어 GMP 심사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지난해 기준 의료기기 GMP 심사는 총 2188건이 진행됐다. 3등급 의료기기 단독심사로 평균 처리기간을 3일 단축하고, 심사원 배정기간을 약 80% 줄이는 등의 변화로 인한 성과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제조의뢰자-제조자-수탁자로 이어지는 구조의 부담이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동일 제조의뢰자 아래 수탁자까지 주요 공정 수행 제조자로 간주돼 GMP 심사를 각각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식약처는 신개발·혁신의료기기와 공급 중단 우려 품목의 우선심사 제도를 공식화하고, 우선심사 전담팀을 구성해 신속심사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개정된 GMP 심사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하위법령 마련과 전담팀 구성 및 특별 심사·입회평가를 통한 전문성·신뢰성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오는 3월부터 우선심사 및 결합심사 활성화 등 신속심사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코러스메디와 분기별 1회 정례회의로 제조수입업체와의 소통을 늘린다. 6월부터는 GMP 심사 및 적합인정서 발급절차 구체화 등 의료기기 시행령 및 의료기기법 시행규칙을 개선한다. 아울러 현장심사 역량 검증 강화를 위한 입회평가 확대로 심사원을 임명하고 전문 교육훈련기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품목갱신 제출 자료 간소화·업체 작성 자료 인정
마지막으로 품목갱신 합리화를 위해 자료 제출 간소화 및 자료 인정범위 변경, 업계를 대상으로 한 교육·기술지원 강화에 나선다.
지난해에는 △안전성·유효성 입증자료 면제 대상 확대 △조건부 갱신 처리 절차 명확화 △표시·기재사항 적용 유예 등 제도 도입을 통해 44% 갱신율을 달성했다. 올해도 자료 제출에 있어 기업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합리화 방안을 내놨다.
먼저 시험성적서 위주의 안전성·유효성 검토를 시험성적서 또는 안전성·유효성 확인 자료 검토로 변경한다. 또한 모든 등급에 동일한 수준으로 요구되던 자료를 위해도 기반 평가항목에 따라 차등 적용(갭 분석)한다. 특히 업체가 직접 작성한 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갱신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으로 언급된다.
식약처는 업체마다 갭 분석·품질관리 등 자료 수준이 다른 현실을 고려해 내달부터 전문가 자문단을 운영하고 시범사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전문가 자문단은 △전기·기계 △의료용품 △치과재료 △체외진단 등 4개 분과로 구성되며 △시험검사 기관 △ISO·IEC △품질관리심사기관 △식약처 산하 의료기기위원회 등이 참여한다.
2주기(2030년~2034년)에는 4등급 의료기기에 한해 시험성적서 또는 갭 분석 자료를 요구하고, 3주기에 3·4등급으로 확대한다. 2등급은 품질관리 자료와 시판 후 안전성 자료 위주로 검토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준비해야 할 자료 기준과 구체적인 가이드 마련에도 힘써주길 바란다"며 "실제 기업이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가이드와 이행 계획 마련 과정에서 지속적인 소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