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포커스 | 판결문으로 본 제약업계 역전승
자사생동에도 허가변경 늦어져 15% 인하
1심은 'DMF' 바뀐 허가증 없어 패배
2심은 '입증 서류' 보고는 인하 취소

한국휴텍스제약이 약가인하 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뒤집고 승리를 거둔 가운데 판단의 핵심은 단순히 '변경허가증'이라는 형태보다 실제 제약사가 하고 있는 '실제'를 봐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형식에 치중해 부당한 약가인하 판결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것인데 향후 유사 사례에서 제약사들의 입장을 대변할 중요한 판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는 15일 한국휴텍스제약이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약가인하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였던 1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해당 사건은 복지부가 추진한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과정에서 품목허가증이라는 서류가 불가항력으로 인해 늦어졌을 때, 이를 정당하게 지킨 회사가 약가인하 처분을 받는 것이 옳느냐는 주장이 핵심이다.
사건의 발단은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복지부는 휴텍스제약의 '에이셋서방정' 등 13개 품목이 기준요건 중 하나인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입증서류'를 제출하지 못했다며 약가를 15%씩 인하했다.
앞서 복지부는 2020년 6월 30일 약제 상한급여 재평가 계획을 공고했는데 기존 약가를 받으려면 DMF 등록된 원료의약품의 사용과 자사생산이 포함됐다. 한국휴텍스제약은 앞서 나온 의약품을 기존 위수탁 품목의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진행했다. 당초 생동 변경허가증 제출 기한은 2023년 2월 28일이었지만 코로나19를 만나면서 생동 참여자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여기에 식약처가 코로나19 당시 거의 업무 마비에 필적할 만큼 부하가 걸리면서 생동성시험 이후 변경허가 절차가 늦어졌다. 문제는 이로 인해 변경허가증 발급이 지연됐다는 점이다.
아직 서류가 나오지 않은 2023년 5월 정부가 해당 약제들의 약가를 인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한국휴텍스제약이 이를 소명했지만 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기준을 맞췄음에도 약가가 떨어지는 상황이 됐다. 결국 한국휴텍스는 서울행정법원에 약가인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 법리적 관점 | 형식주의: 행정 절차의 엄격한 기한 준수 강조 |
|---|---|
| 입증 자료 | '변경된 품목허가증'만이 유일한 적격 증빙 서류 |
| 지연 책임 |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도 2년 8개월은 충분한 시간 |
| 처분 정당성 | 서류 미비 시 약가 인하는 행정청의 당연한 처분 |
2심 재판부의 질문
서류가 중요한가? '사실'이 중요한거 아니냐?
1심 재판부는 정부측 편을 들었다. 보건복지부의 약가 처분에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반면 2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은 형식보다 목적과 실제를 봐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실제 판결문을 보면 항소심 재판부가 주목한 점은 규정의 목적이다. 재판부는 DMF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의 본질은 '제네릭 의약품의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등록된 원료를 사용하는지'에 있는 것이라며 특정 서류를 제출하는 행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봤다.
회사는 재판 과정에서 기존 위탁제조 허가증, 자사제조 시 사용할 원료의 DMF 공고번호,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자료 등을 제출했다. 변경허가증 이전에도 약가 기준에 맞는 서류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를 보면 등록된 원료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판단했다. 변경된 허가증이 단순한 입증 방법의 하나일 뿐인 상황에서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기준을 안지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하나 더 있다. 재판부가 외부 요인 즉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난 것을 왜 회사를 탓해야 하느냐는 부분이다.
재판부는 "원고가 제때 허가증을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고 기업신용을 훼손하는 것은 (정부가 주장하는) 공적인 이익에 비해 (회사의) 불이익이 너무 크다"며 사실상 그 탓을 제약사의 잘못됨으로 돌리지 말라고도 말했다. 실제 이같은 논리는 최근 진행되는 일부 소송에 제기된 논리이기도 하다.
소송을 대리한 박정일 변호사는 "행정청이 규정의 본질적 목적을 살피지 않고 형식적 법 해석에만 매몰되어 내린 처분이 위법함을 확인한 중요한 선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