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안명수 법무법인 태평양 전문위원
2026 의료기기 정책, 제도, 행정 탈탈 털기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혁신 등 기술환경 변화를 따라 의료기기 법·제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의료 분야 ICT 융합이 진전되고 정책이 고도화되며 관련 산업의 규제 대응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식약처가 매년 발행하는 '의료기기 질의·응답'은 의료기기 관리제도의 변천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히트뉴스>는 2026년 한 해 동안 <법무법인 태평양>과 함께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의 이정표가 될 의료기기 정책·제도와 주요 행정 해석을 짚어본다.
① 연재를 시작하며 (안명수 전문위원)
2003년 5월 29일 의료기기법이 제정됐다. 의료기기는 이전까지 1953년 제정된 약사법 내에서 의약품과 더불어 의료제품 중 하나로 관리되다가 의료기기산업 활성화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3년 독자적인 법 체계를 마련했으며 1년 후인 2004년 5월 30일부터 시행돼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의료기기 관리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 '의료기기'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다양화·첨단화되고 있다. 그만큼 안전관리 요구도 높아졌다. 의료기기 관계법은 시대 변화를 반영해 약 60회 제·개정을 거듭해 왔다. 최근 5년 내 시행된 체외진단의료기기법(2020.5.1.),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2020.5.1.), 디지털의료제품법(2025.1.24.) 등은 이같은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매년 '의료기기 질의·응답'을 발행하고 있는데, 10년 간 자료를 분류해 검토한 결과, 일부는 수정이 필요하고 일부는 보충적 해설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6년 병오년, 의료기기 주요 정책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의료기기 변경허가 제도가 '네거티브 규제' 방식의 자율관리체계로 개편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중대한 변경 사항에 대해서는 사전 변경허가를 유지하되, 그 외 경미한 사항은 업체가 자율적으로 변경·관리하는 방식이다. 식약처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기기 허가체계 합리화 방안을 검토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확산에 대응해 디지털의료건강지원기기의 대상과 범위도 새롭게 정비되며, 자율 성능 인증제를 도입해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합리적 규제를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필수 의료기기 안정 공급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강화된다. 정부는 의료 현장에 필수적인 의료기기를 '국가필수의료기기'로 지정하고, 공급 중단 또는 중단 우려가 있는 의료기기 제조소에 우선적으로 GMP(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 심사를 할 수 있도록 신속심사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희귀·난치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포함됐다. 반복적으로 수입되는 치료용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수입추천용 진단서와 의사 소견서 제출을 면제하는 등 수입 절차를 간소화해 환자와 의료 현장의 부담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체외진단의료기기 관리 체계도 정교해진다. 코로나 펜데믹을 계기로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유통제품의 성능검증 요구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체외진단의료기기법 개정을 통해 유통 중인 체외진단의료기기를 대상으로 자체시험법 대신 성능평가 시험법을 개발해 성능평가를 실시하되, 성능평가를 전문 기관에서 실시할 수 있도록 위탁기관을 지정하여 시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와함께 의료기기 연구개발 지원을 위한 정보 공개도 확대된다. 의료기기 임상시험계획 승인 등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산업계와 연구자들이 임상시험 현황을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 의료기기 변경허가 자율관리제도 전환(네가티브 방식)
☞ 중대한 변경은 사전에 변경허가를 받되 그 외 사항은 원칙적으로 업체가 자율변경 관리
2. 디지털의료건강지원기기 대상 및 범위를 지정하고 자율 성능 인증제 도입
3. 국가필수의료기기 제도 도입
☞ 의료현장에 필수적인 의료기기를 국가필수의료기기로 지정해 안정공급 방안 추진
4. 의료현장 필수 의료기기 우선 GMP 심사 도입
☞ 공급중단(우려) 의료기기 제조소의 경우, GMP 신속심사 지원 근거 마련
5. 희귀난치질환자 치료 필요 의료기기 수입절차 간소화
☞ 반복 수입 시 제출자료(수입추천용 진단서, 의사소견서) 면제
6. 체외진단의료기기 유통제품 성능평가 도입
☞ 체외법 개정에 따라 유통제품의 성능평가 시험법 및 위탁기간 지정 추진
7. 의료기기 임상시험 정보공개로 연구개발 지원
☞임상시험계획승인 등 공개 근거 마련을 통해 공개 범위 확대
의료기기는 단순한 치료·보조 수단을 넘어 국민 건강과 직결된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진단·치료·사후관리 전반에 의료기기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의료의 질,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디지털 기술과 융합된 의료기기는 임상 의사결정 구조와 환자 경험도 바꿀 것으로 예상돼 규제 방향성과 유연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중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제도가 빠르게 진화하는 만큼 법령과 유권 해석을 둘러싼 혼선과 불확실성도 나타나고 있다. 행정 해석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으면 의료와 산업 모두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앞으로 1년 간 연재를 통해 '의료기기 질의·응답'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들과 이해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번 연재가 의료기기 정책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점검하고 제도와 현장의 간극을 완충하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
• 법무법인 태평양(2025-현재)
•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수석부장(2020-2025)
• 약국 약사(2019-2020)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정책과·의료기기정책과 약무사무관(2012-2019)
• 국립부곡병원 약제과 약사(2011-2012)
•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 등 주무관(2003-2011)
•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품질지원팀 연구원(1999-2003)
• 현대약품 개발부 인허가(1995-19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