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럭스타그램 | 비만치료 변곡점 위고비

평균 체중 16.9% 감량 입증…복부지방 40%, 허리둘레 11.9㎝ 감소
MACE 발생 위험 감소부터 청소년 대상 적응증 확대까지

한 눈에 보는 위고비 / 그래픽=황재선 기자
한 눈에 보는 위고비 / 그래픽=황재선 기자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다. 비만은 고혈압을 비롯해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 만성질환부터 관절염, 디스크 등 퇴행성 질환 그리고 더 나아가 우울증까지 유발할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강조한 표현일 것이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체내에 과다하게 체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의미하는데, 근육량이 많고 체지방 증가가 없는 경우에는 체중이 많이 나가더라도 비만이라고 칭하진 않는다.

또, 비만의 원인은 다양하다. 비만은 △불규칙한 식습관 △과다한 음식 섭취 △운동 부족 △내분비계통 질환 △유전적 요인 △정신적 요인 △약물 등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다. 

비만의 기준 / 출처=서울아산병원

최근 한국의 비만 유병률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3년 기준으로 전체 성인의 비만(BMI 25 ㎏/㎡ 이상) 및 복부비만 유병률은 각각 38.4%, 24.3%를 기록했다. 전체 성인 약 3명 중 1명이 비만, 약 4명 중 1명은 복부비만인 셈이다.

특히 여러 비만유형 중에서도 '복부 비만'의 위험성이 강조되고 있다. 복부 비만은 한국인 허리둘레 기준 남자 90cm(35.4인치), 여자 85cm(33.5인치)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허리둘레는 내장지방량과 높은 관련이 있으며, 복부에 내장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될 경우 BMI와 독립적으로 대사증후군, 2형당뇨병, 관상동맥질환 등의 이환율과 사망률이 증가한다. 특히 내장지방 축적으로 인한 허리둘레의 증가는 BMI보다 사망률과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안타깝게도 서양인에 비해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에서 내장지방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 비만에 더 취약하고, 이로 인해 더 높은 심혈관 합병증 위험에 놓이는 '아시아인 패러독스'가 관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인이 심혈관 합병증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효과적인 조기 비만 치료를 받아야 할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한 약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르리스타트,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 리라글루티드 등이 존재했으나 일상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오랜 기간 약효를 지속시켜줄 수 있는 치료 옵션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돼 왔다.

이 가운데 등장한 제품이 GLP-1(Glucagon-like peptide-1) 장기지속형 제제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티드)'다. 위고비는 GLP-1 수용체를 통해 체중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뉴런을 직접 자극하고, 체중을 증가시키는 뉴런을 간접적으로 억제해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낸다. 더불어 주1회 피하투여가 가능해, 매일 주사를 해야 했던 기존 GLP-1 제제의 투여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히트뉴스는 비만 치료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평가받고 있고, 국내 출시 1주년을 맞은 위고비의 약리학적 특징과 주요 임상 결과 그리고 진료 현장의 목소리를 '드럭스타그램(Drug-stagram)'에 담아 봤다.

 

인체 GLP-1과 94% 동일한 위고비, 평균 체중 16.9% 감량 입증

현재까지 뇌 보상 체계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기전이 과학적으로 규명된 호르몬은 GLP-1뿐이다. GLP-1은 음식 섭취 후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으로, 뇌의 중추신경에 작용해 혈당을 조절하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식욕을 감소시킨다. 거기에 위장 운동을 저하해 포만감을 높이고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준다.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티드는 뇌의 중추신경에 작용하는 GLP-1 호르몬과 94%의 서열 상동성을 갖는다. 그만큼 체내 GLP-1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하고 이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위고비가 출시되기 전 비만 약물 치료는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을 유발하거나 심혈관 질환 동반 환자에게 사용이 제한적이었고, 기대에 못 미치는 체중 감량 효과로 정체된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위고비는 인체 호르몬 작용을 바탕으로 한 체중 감량 기전을 규명했고, 두 자릿수 이상의 체중 감량 결과를 제시했다. 

허가 임상인 'STEP1' 연구에서, 위고비는 평균 68주차 투여 시점에 16.9%의 평균 체중 감소와 함께 약 3명 중 1명(32%)의 환자에서 20% 이상의 체중 감소 결과를 보였다.

성인 대상 적응증 확보 기반이 된 4건의 임상시험에서 가장 빈번하게 보고된 약물이상반응은 △오심(43.9%) △설사(29.7%) △변비(24.2%) △구토(24.5%) 등 위장관계 이상이었으며, 대부분에서 경증에서 중등증으로 짧은 기간 동안만 지속됐다. 

 

한국인에서도 확인된 체중 감량 효과,

복부지방 40%·허리둘레 11.9cm 감소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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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는 STEP 임상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뿐만 아니라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도 유의미한 체중 감량 및 대사 개선 결과를 입증했다.

한 가지 이상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한국인(41명, 10%)과 일본 과체중/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STEP6 연구에 따르면, 위고비 2.4mg(표준 유지용량) 투여군에서 68주차에 기저치 대비 13.2%의 체중 감소가 나타났으며, 83%의 환자가 5% 이상의 체중 감소를 달성했다. 더불어 위고비 2.4mg 투여군은 복부 내장 지방 면적이 40.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위약군 6.9%를 상회하는 개선 효과를 보였다.

중국, 홍콩, 브라질, 한국(40명, 11%) 성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EP7 연구에서는 제2형당뇨병 유무와 관계없는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44주차에 위고비 투여군의 기저치 대비 체중 변화율은 12.1%로, 위약군 3.6% 대비 유의미한 체중 감소를 보였다. 5%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한 환자 비율은 위고비군에서 85%(203/238명)로 위약군의 31%(36/116명)보다 높았다.

한국인의 비만 기준에 맞는 진단 기준인 BMI 25㎏/㎡ 이상에서의 효과도 확인됐다. STEP11 연구는 BMI 25㎏/㎡ 이상에 해당하는 한국(85명, 57%) 및 태국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44주차에 위고비 군과 위약군 각각의 기저치 대비 체중 변화율은 16.0%, 3.1%로 보고됐다. 5%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한 환자 비율 역시 위고비군 96.0%, 위약군 25.0%로 큰 차이를 보였다. 또한 위고비 투여군에서 허리둘레 변화는 평균 -11.9cm였으며, 위약군의 경우 -3.0cm에 그쳤다.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 감소부터 청소년 대상 확대까지,

GLP-1 제제 선두 도약

위고비는 비만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 위험을 입증했다는 데도 의미를 가진다. 성인 비만 환자 대상 SELECT 연구에서 위고비군의 MACE 발생 위험은 대조군 대비 20%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위고비는 GLP-1 기반 비만 치료제 중 처음으로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병력을 동반한 비만 환자의 2차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적응증을 확장했다.

이 외에도 STEP TEENS 임상을 통해 12~18세 청소년에서 2차 성징이나 발달 성장지표에 미치는 영향 없이 BMI를 16.1% 감소시킴이 확인됐으며, 위약군 대비 심장대사 위험 인자(허리둘레, 혈압, 당화혈색소, 지질 프로파일 등)의 개선이 입증됐다. 

또한 위고비는 청소년 환자군의 삶의 질 지표 개선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IWQOL-Kids 점수를 기반으로 한 삶의 질 평가에서 신체적 편안함과 자존감, 가족 관계, 사회적 활동 등 여러 영역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돼, 기존 치료제와 달리 청소년의 대사 질환 위험을 낮추고 삶의 질까지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10월 위고비는 청소년 대상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전문가 인터뷰  성수멜팅의원 박경민 대표원장 

"아시아인에서 입증된 비만 치료 효과, 위고비로 안전한 체중감량 가능"

경력 및 이력사항
ㆍ現 한국피부비만성형학회 수석 학술이사
ㆍ現 대한약물영양의학회 학술이사
ㆍ現 성수멜팅클리닉 대표원장
ㆍ前 리영클리닉 잠실점 대표원장
ㆍ前 제일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과장
ㆍ前 365mc 신촌점 원장

 

 

 

동반질환 관리에서 체중감량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시아인은 서양인 대비 같은 BMI에서도 내장지방이 잘 쌓이고 대사적으로 더 취약합니다. 그만큼 체중이 조금만 늘어나도 당뇨·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빨리 커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도 내장지방 단면적이 과도하게 큰 환자들이 많고, 이 경우 혈압·혈당·지질 같은 주요 지표가 쉽게 나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체중을 15% 이상 줄이면 이 수치들이 개선됩니다. 저희 병원에 내원한 환자의 경우 당뇨가 정상 범위로 회복되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좋아진 경우가 많습니다. 위고비를 투여한 환자들이 '살을 뺐더니 내가 앓고 있던 병이 하나씩 좋아진다'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전에는 살이 조금 빠지면 '몸이 가벼워졌다, 움직임이 편하다' 정도였는데, 지금은 복용하는 약 개수가 줄고, 질병이 실제로 호전되는 경험을 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또한 비만은 단순히 대사질환뿐 아니라 암 발생률과 사망률까지 높일 수 있다는 정보가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도 '비만을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위고비의 등장으로 GLP-1 작용제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어느 정도의 효과를 기대하면 좋을까요?

"인크레틴(장) 호르몬 중 하나인 GLP1은 뇌에서 '식사를 이제 그만해야 하겠다', '배가 부른다', '만족했다'는 신호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GLP-1 유사체인 위고비가 바로 이 역할을 하게 됩니다.

위고비는 STEP1 연구를 통해 68주차에 평균 약 15% 정도 체중 감량을 확인했습니다. 대략 4주 차에 2%, 3개월 정도 지나면 4~5%, 6개월 즈음 10%, 1년 시점에 15% 정도 감량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병원에서는 평균 한 달 체중의 약 3%를 감량한 환자들이 많은데, '하루만 굶어도 빠지는 정도 아니냐'고 실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바디 검사를 통해서 보면 근육보다는 지방 위주로 빠져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지방 1kg은 팔
뚝 하나만 한 사이즈입니다. 같은 체중을 빼도 어떤 조직이 빠지느냐에 따라
서 육안으로 보이는 변화는 완전히 다릅니다."

 

위고비는 아시아인 대상 연구에서 유의미한 체중 감소를 입증했습니다. 눈에 띄는 결과가 있을까요?

"일본인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STEP 6 연구에서 글로벌 임상인 STEP 1 대비 체중의 5% 감량 성공률이 오히려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평소 식습관 차이, 특히 일본인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조금 더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경향이 있어서, 오히려 GLP-1 제제의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을 수도 있겠다고 추측합니다. 

또 아시아인 연구에서 급성 췌장염(acute pancreatitis)이 '0건'이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 결석이 생길 가능성이 올라가고, 그 결석 일부가 떨어져 나와서 췌장 입구를 막으면 급성 췌장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간혹 주변에서 ‘위고비 맞고 췌장염 걸렸다’라는 이야기가 들리곤 하는데, 저는 이 부분은 무분별한 사용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덩치가 작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큰 사람 대비 적은 용량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BMI 23~25미만인 사람들에게 BMI가 30 이상인 사람에게 적용하는 고정 용량을 그대로 주사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생길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현재까지 명확히 규정된 바는 없습니다."

 

위고비는 현재 유일하게 MACE 위험도 감소 적응증을 획득했습니다. 이 부분도 처방 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요?

"위고비 처방 시 가장 크게 보는 점은 가족 중에 심장병이나 뇌혈관 질환이 있었는지, 그리고 본인에게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 위험 요인이 있는 지입니다. 이 부분에 해당한다면 체중을 빼는 것 만큼이나 심혈관계 보호 효과가 같이 있는 약이 훨씬 유리하다고 설명합니다. 

체중을 정상 범위로 감량하는 노력의 목적 자체가 결국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입니다. 장기적으로 건강 리스크를 낮추는 게 목표인 만큼, MACE 위험 감소 효과가 있는지를 실제 처방할 때 굉장히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위고비가 출시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기억에 나는 환자 치료 케이스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BMI 32, 30대 여성 환자의 위고비 투여 체중 및 건강 관련 수치 변화 / 출처=박경민 원장
BMI 32, 30대 여성 환자의 위고비 투여 체중 및 건강 관련 수치 변화 / 출처=박경민 원장

"두 명의 케이스가 인상 깊었습니다. 한 명은 BMI 32 수준의 30대 여성 환자였는데, 약간의 고혈압과 경계성 당화혈색소,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PCOS는 환자를 살이 찌게 만들고, 그로 인해 질환 자체가 악화되는 악순환을 보입니다. 

위고비 투약을 시작해 첫 4주 동안 1.7kg의 체중을 감량했고, 차근차근 치료를 이어나가 현재 체중이 26kg 이상, 비율로는 약 30% 감량이 이뤄졌습니다. 놀라운 건, 근육이 거의 안 빠지고 지방 위주로 빠졌다는 점입니다. 혈액검사에서도 당화혈색소, 콜레스테롤이 다 정상화됐고, 경계성 당뇨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PCOS도 좋아져서 생리 주기가 정상화됐고, 피부도 좋아졌습니다. 

또다른 환자는 BMI 40의 40대 남성이었습니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이 다 있어 많은 약을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1년 동안 꾸준히 위고비를 맞으면서 약 20kg의 체중을 감량했고, 올해 3월에는 혈압약과 당뇨약을 끊었습니다. 

연구 문헌에는 체중의 15% 이상 감량하면 이들 약을 끊을 수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 약을 완전히 끊는 케이스는 흔치 않아서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GLP-1 제제 투여 환자의 근 감소가 우려 요소로 꼽힙니다.

근 감소를 막기 위해 어떤 관리가 필요할까요?

"최근 발표된 위고비 ‘SEMALEAN’ 연구에 따르면,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육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근간 지방(마블링 같은 지방)’이 먼저 빠지면서 근육이 빠진 것처럼 보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진짜 근육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근육 내부에 낀 지방이 빠지면서 근육이 더 건강한 형태로 바뀌는 과정을 뜻합니다. 

물론 체중 감량 시 근육이 어느 정도 빠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환자분들에게 근력 운동과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이를 잘 못 지키기 때문에 계란 한 판을 사서 끼니마다 1~2개씩 먼저 먹고 시작하라고 안내합니다. 위고비는 식사 중간에 포만감이 올라오게 만들기 때문에, 단백질 위주로 식사를 하다가 3~5분 지나면 잠깐 멈추고, 물 한 잔 마시고, 화장실을 한번 다녀오면 그 사이 식욕이 떨어져 식사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백질 파우더 추가하는 것도 당연히 도움이 됩니다."

 

위고비 투여 환자들 중 위장관계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 정도는 어떠한가요?

"저용량부터 천천히 시작했을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연구 데이터를 보면 10명 중 7명 정도는 불편감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겠다고 하는 정도는 굉장히 낮습니다. 제 체감상은 1~2% 정도인 듯합니다. 

조금씩 천천히 먹고, 물 충분히 마시고 이런 기본 수칙들을 철저히 안내하는 편입니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거나, 기름진 음식을 빨리 먹은 경우 이상 반응이 잘 나타나는 듯합니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했던 얘기가 우유를 벌컥 마셨다거나, 아침을 급하게 먹어 하루 종일 힘들었다는 사례였습니다. 위장관계 부작용의 핵심 원인은 '급하게 먹는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천천히, 단백질 위주로, 나눠 먹는 방식만 지켜도 대부분은 잘 견디는 경향을 보입니다."

 

평생 위고비를 투약하면서 관리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위고비 중단 후 체중을 잘 유지하기 위한 노하우가 있을까요?

"위고비는 호르몬 제제다 보니 무작정 중단하기보다는 저용량으로 낮추면서 경과를 보다가 중단하는 것을 권합니다. 동물들을 자연으로 돌려보낼 때도 훈련을 좀 하고 내보내는 '야생화 훈련'을 하는 것처럼, 위고비라는 틀 안에 있던 분들이 약을 벗어나려면 안 맞아보는 기간이 꼭 필요합니다. 

먼저 절반 용량으로 조정해 보자고도 하고, 맞은 후 8일, 9일, 10일째 버틸 수 있는지 체크해 보자고 안내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중단 전 반드시 해야 할 행동으로 ①위고비 시작 전에 살이 쪘던 '원인 습관'이 사라졌는지 체크하기 ②위고비 시작 후 새로 생긴 좋은 습관이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③운동하기 ④일주일에 세 번 이상 몸무게 재는 습관 ⑤식사 일기 쓰기 등 5가지를 안내합니다. 

인간의 뇌는 단순해서 평소보다 20% 더 먹어도 인지를 못하고, 진짜 많이 먹어야만 '아 내가 좀 많이 먹었구나'라고 인지합니다. 그래서 식사 일기를 써야, 내가 위고비를 맞으면서 줄었던 식사량이 다시 올라가고 있는지 아닌지 확실히 체크할 수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가 안 되면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라고 설명합니다."

 

비만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현재 치료를 받고 계신 분이라면 중간에 잘 안되는 시기가 오더라도 도망치지 말라고 꼭 말씀드립니다. 저도 소아비만을 겪고 위고비를 맞아본 사람이라 다이어트 과정의 힘듦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체중계와 자신을 외면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살이 좀 늘었네? 그럼 다시 조여보자' 하는 식으로 완급 조절을 하면서 방향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마음이 급해서 조금만 정체가 오면 포기하려 하거나, 아예 상담은 피한 채 약만 처방받으려 하는데, 그런 방식은 좋지 않습니다.

아직 병원에 오지 않은 분들께는 이런 비유를 드리고 싶습니다. 사막 한가운데 
사람을 떨어뜨려 놓고 '동쪽으로 1km만 오면 구호차량이 있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100m도 제대로 동쪽으로 가지 못합니다. 사방이 다 똑같아 방향 감각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다이어트도 이와 같습니다. 원리는 단순하지만, 내가 지금 어디쯤 있는지 스스로는 알기 어렵다는 게 문제입니다. 옆에서 누군가가 이정표를 잡아주는 경우와 없는 경우의 차이는 정말 큽니다. 물론 혼자서도 잘하는 분들이 있지만 10명 중 9명은 실패합니다. 본인이 그 1명일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실패 확률도 낮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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