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약가정책 개혁 토론회 개최
재정효율·혁신 촉진 균형 두고 이견…정부 "단순 인하 아닌 체계 정비"

정부가 13년만에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제약업계가 반복적인 약가 인하와 예측 불가능한 제도 운영으로 산업 지속가능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사전 영향평가 도입과 예측 가능한 정책 환경, R&D·수급안정 기여도에 기반한 보상체계를 중심으로 다시 고려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이번 약가제도 개편이 약품비 절감을 직접 목표로 한 조치가 아니며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약가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제도 정비라는 점을 강조했다.
홍정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는 5일 안상훈 의원실 주최 약가정책 개혁 관련 토론회에서 "약가 정책이 건강보험 재정 안정과 제약산업 성장을 함께 달성할 수 있는지 근본적으로 의문"이라며 지난 20여년간 약가 정책이 제약업계에만 일방적인 인하 압박과 불확실성을 부과해 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1999년 이후 약가는 약 50%대 수준으로 낮아졌고 일부 연구에서는 누적 재정 절감 추정치가 63조원에 달한다"며 "이 같은 방식의 반복적 인하는 제약기업이 지속 가능한 투자를 이어가기 어렵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홍 상무는 정부 정책의 전제에 국내 제약산업의 혁신 역량을 과소평가하는 시각이 깔려 있다고도 지적했다.
국내 제약산업은 120년간 국민 건강을 책임져 왔으며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필수의약품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경험이 있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에서 1.3%로 하락해 제약강국 도약의 기반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항생제와 같은 저가 필수약의 수익성 악화로 인해 원료 생산 기업이 국내·해외 각각 1곳도 없는 상황까지 나타났다"며 "공급망 붕괴 시 국민 생명·보건안보가 직접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홍 상무는 "약가정책 개편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으로 사전 영향평가, 예측가능성 확보, 기여 기반의 보상체계가 있어야 한다"면서 "약가 인하가 R&D·생산설비·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제도 시행 전에 분석해야하며 제네릭 개발 기간이 3~5년, 신약 개발이 10년 이상임에도 개편안이 시행 수개월 전에 통보되는 방식은 산업계의 계획 수립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또한 신약 개발과 필수약 수급 안정에 기여한 기업에 대해 명확한 보상체계를 구축해야 혁신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는 판매량이 늘면 사용량-약가 연동에 따라 약가가 인하되는 구조여서 오히려 가격 경쟁을 위한 인센티브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연숙 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은 약품비 규모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합리적 구조 개편과 예측 가능한 약가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김 과장은 2012년 이후 큰 틀의 약가 개편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현행 제도가 필수의약품 안정 공급, 치료 접근성, 혁신 촉진 측면에서 여러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네릭 약가 산정률 조정에 대해 특정 국가를 단순히 벤치마킹한 것이 아니라 주기적 조정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운영 방식 등을 참고해 국내 상황에 맞게 적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과장은 복잡하고 적용 범위가 제한된 기존 사후관리 제도를 정례화·단순화하고, 품목 수·제네릭 침투율·가격 수준 등을 고려해 약가 수준을 주기적으로 검토하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직접적인 일괄 약가인하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합리적 기준을 바탕으로 필요한 경우에 한해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라고 부연했다.
김 과장은 "산업계·학계·소비자 의견을 수렴해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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