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제2회 제약바이오 사업개발 전략포럼'
매출 없는 바이오...VC 없이 IPO '한 건도 없다'
상장 전 VC, 엑셀러레이터와 소통 강화해야

신약 개발 기업들의 자금 조달 규모가 크게 줄면서 모든 단계에서 투자 공백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가치 하락과 자금 부족으로 IPO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기업과 벤처캐피탈(VC)의 연계 강화가 장기적 해법으로 주목된다.

9월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제약바이오 사업개발 전략포럼'에서 초기 바이오기업의 투자 유치와 성장 전략이 논의됐다. 김용철 TWGF 파트너스 상무는 '초기 바이오기업의 투자 유치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바이오 벤처가 직면한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대응 방안을 짚었다.

그는 먼저 VC의 궁극적 투자 목표가 '수익'임을 강조했다. 기관, 해외 투자자, 대기업, 금융기관 등에서 출자된 자금이 벤처펀드로 모이면, 펀드는 유망 기업에 투자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IPO나 M&A를 통해 수익을 회수한다. 김 상무는 "투자 없이 상장에 성공하는 사례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실제로는 극히 드물다"며 바이오벤처가 VC 자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짚었다.

벤처 기업들은 출시 후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구간에서 앤젤투자, 엑셀러레이터,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투자 등으로 초기 자금을 충당한다. 이후 VC 투자를 통해 시리즈 A부터 pre-IPO 단계까지 이어가지만, 최근에는 각 단계마다 자금 공백이 반복되는 이른바 '데스밸리'가 나타나고 있다. 김 상무는 "최근 주식시장이 회복돼 투자 시장에 긍정적 평가가 있지만, 그건 상장사 이야기일 뿐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여전히 투자가 원활하지 않다"고 말했다.

자료=김용철 TWGF 파트너스 상무

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신약개발 기업들의 평균 조달금액은 2018~2023년 시드 단계에서 100억원 초반대였고, pre-IPO 단계에서는 2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투자 경색이 나타나기 시작한 2022년 8월 이후부터는 pre-IPO 단계에서도 자금 조달 금액이 1000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시리즈 A, B, C 단계 역시 과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기업가치 평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 상무는 "VC가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IPO 시점에서 기업가치가 보통 1500억~2000억원 수준으로 낮게 책정되기 때문에, 과거 투자 라운드 대비 수익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이 밸류에이션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와 재작년에는 시리즈 B 투자를 받은 기업이 시리즈 C 단계에서 오히려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다운라운드'가 빈번했다. 결국 '기업가치 하락 → 자금 조달 축소 → 파이프라인 축소 → 기업 성과 감소'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료= 2025 한국벤처캐피탈협회 Yearbook, 김용철  TWGF 파트너스 상무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바이오·의료 기업이 IPO에 이르기까지 평균 13.8년이 걸리며, 다른 분야와 달리 VC 투자 없이 상장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김 상무는 "바이오기업은 초기 수익을 내기 어렵기에 VC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양축을 연결할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투자 위축 속에서도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 최근 VC가 단독 투자를 피하는 흐름에 따라 "초기 기업이라도 다수의 VC와 엑셀러레이터를 동시에 접촉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또 "현금 여유가 있을 때 IR 활동을 준비해 다음 라운드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투자자 맞춤형 전략도 강조했다. 각 펀드의 결성 연차와 투자 목적에 따라 적합한 기업이 달라지므로, 백신 펀드·청년창업 펀드·여성창업 펀드·지역 펀드 등 펀드 성격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바이오·헬스케어 초기 기업은 △산업 경험을 보유한 내부 인력 △선도 파이프라인 실패 이후에도 이어갈 수 있는 추가 파이프라인 △투자사와의 원활한 소통 역량 △현실적인 마일스톤 설정 등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기업이 이런 요건을 충족할수록 VC 투자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투자 위축이 장기화되는 상황일수록 철저한 준비와 네트워크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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