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대구식약청 측 항소기각
재판부 "간접수출, 국내 유통가능성 있지만…제조금지는 과도"

식약당국과 업체들 간 보툴리눔톡신 간접수출 소송전에서 한국비엔씨가 다시 한 번 승소했다. '국내 유통 위험성이 낮은데 제조 중지는 과했다'는 판단이다.
대구고등법원 제1행정부는 13일 대구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 한국비엔씨를 상대로 제기한 보툴리눔 톡신 간접수출(약사법 위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회사의 손을 들어주는 '항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앞서 대구지방법원은 지난해 8월 한국비엔씨가 수출업체에게 양도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회수·폐기 명령은 유지하면서 제조를 중지하도록 한 명령만 취소했다. 판결대로 라면 제조가 가능하기에 판매에는 큰 문제가 없다.
이번 사건은 2022년 11월 식약처는 한국비엔씨에 수출용 보툴리눔 톡신에 품목허가 취소와 제조업무정지 6개월을 명하면서 부터다. 식약처는 수출대행업체를 통한 판매를 약사법상 수여행위로 해석했고 이를 근거로 약사법 위반을 주장했다.
앞서 재판부는 1심 판결문에서 회수·폐기 명령만으로도 국민보건 보호라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데 이를 넘어 제조 자체를 중단하라는 것은 과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식약처 해설서와 보건복지부의 회신에서 간접수출은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았고 보툴리눔 톡신 업계에서 오랜 기간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을 들며 이런 상황에서 이 사건 의약품 제조를 중지하는 과중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1심에서는 간접수출 방식을 약사법상 '판매'로 판단했다는 점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직접수출은 제조사가 자신의 명의로 수출 통관을 거쳐 해외거래처에 직접 판매하므로 해외에서 소유권이 이전되는 반면, 간접수출은 제조사에서 수출업자로 국내에서 소유권이 이전되고 이후 수출업자가 수출 절차를 밟는데 이는 '국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사법상 판매 행위라는 것이다.
여기에 간접수출은 영세한 소규모 수출업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되면서 제조사의 통제 밖을 벗어나는 만큼 수출이 실제로 이루어지는지 확인하기도 어려운 만큼 회수 및 폐기는 정당하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다.
한편 한국비엔씨가 2심에서 동일한 논리로 승소하면서 간접수출을 둘러싼 톡신 업계의 공식 입장은 더욱 단단해졌다. 메디톡스와 휴젤, 파마리서치바이오, 한국비엠아이, 제테마 등 5개 업체 모두 각각 단계는 다르지만 1심에서 모두 승소했고 하나씩 항소심에서도 승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들이 일관되게 간접수출 문제에서 제약사의 제조중지 처분을 과하다고 보는 만큼 사실상 이미 기울었던 분위기는 더욱 업계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