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HC서 확인할 세 가지 흐름 "비만·MASH·CNS"
플랫폼 기술 앞세운 '연속 딜' 가능성 주목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이하 JPMHC)' 개최를 앞두고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에 훈풍이 불고 있다. 올해 컨퍼런스는 비만·MASH 시장의 편의성 개선과 뇌질환(CNS) 분야의 연구 성과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들이 기존 파트너십을 넘어 새로운 적응증과 타깃으로 '연속 딜'을 성사시킬지 여부가 이번 행사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1월 12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MHC는 한 해의 기술 수출과 협력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요 무대다. 이를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집중된 적응증 내에서, 차별화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의 가치 재평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플랫폼 기술은 단일 파이프라인에 그치지 않고 다수의 타깃과 적응증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크다. 한 차례의 계약에 그치지 않고 후속 기술 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JPMHC에서도 플랫폼 기반 기업들의 사업 확장성과 파트너링 전략이 주요 검증 대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비만 및 MASH 시장 '편의성' 경쟁으로 진화
비만 치료제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가 지난해 12월 22일 FDA 승인을 획득하면서 글로벌 빅파마 간 개발 경쟁은 체중 감소 효능을 넘어 제형과 복용 편의성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아울러 노보 노디스크는 대사질환 치료제의 장기지속형 제제 개발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재평가 기대도 커지고 있다.
가장 먼저 디앤디파마텍의 행보가 주목된다. 12일에 파트너사인 화이자의 발표에서 디앤디파마텍의 '오랄링크(Oralink)'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경구용 GLP-1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의 확장 가능성에 돤심이 모인다. 오랄링크는 단백질·펩타이드 약물이 위장관에서 파괴되지 않고 흡수되도록 돕는 기술로 기존 주사제 대비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어 15일에는 디앤디파마텍이 직접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DD01'의 연구 데이터를 공개한다. DD01은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타깃하는 이중 작용제로, 이번 행사에서는 12주 및 24주 투약에 따른 중간 데이터가 발표될 계획이다. 조직학적 평가를 포함한 임상 2상 탑라인 결과는 내년 5월경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일라이 릴리의 발표에서는 올릭스가 기술이전한 MASH/비만치료제 'OLX702A'의 개발 현황에 기대가 모아진다. 올릭스의 비대칭 siRNA 설계 기술과 갈낙(GalNAc) 간 표적 전달 플랫폼은 기존 대칭 구조의 부작용인 '오프타깃(Off-target)' 현상을 낮추고 특정 유전자를 정밀하게 억제한다. 릴리가 최대 4개 타깃에 대해 독점적 권리를 확보한 만큼 이번 컨퍼런스에서 MASH 및 심혈관 질환 내 siRNA 치료제의 유효성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글로벌 제약사들이 장기지속형 주사제 등 비만 치료제의 복용 편의성 개선에 혈안이 돼있는 만큼 국내 기업 중 미세 유체(Microfluidics) 기반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을 보유한 인벤티지랩과, 고함량 약물 탑재에 특화된 '이노램프' 플랫폼을 보유한 지투지바이오 등 차별화된 제형 기술을 갖춘 국내 기업들의 가치 재평가도 기대된다.
BBB셔틀, 로슈 이어 에이비엘바이오 주목
최근 로슈의 BBB(혈뇌장벽) 셔틀 '트론티네맙'이 임상 3상에 진입하며 뇌질환 치료제의 약물 전달 효율을 높이는 'BBB 셔틀' 기술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에이비엘바이오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번 JPMHC에서 에이비엘바이오의 파트너사 사노피는 12일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의 개발 현황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며 마일스톤 달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어 13일에는 GSK가 에이비엘바이오에서 도입한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의 개발 현황과 2026년 이후 개발 로드맵을 공개할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26년에도 그랩바디-B의 기술 사업화를 지속할 계획이며, 근육 질환 등 신규 적응증 확장과 새로운 타깃 결합을 통해 플랫폼 가치를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4일에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이중항체 ‘ABL001’의 개발을 진행 중인 컴퍼스 테라퓨틱스의 발표가 이어진다. ABL001은 지난해 3월 담도암 환자 대상 임상 2/3상에서 기존 표준 치료요법인 FOLFOX 대비 높은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이며 2차 치료제 분야에서 Best-in-Class 가능성을 입증했다. 회사 측은 올해 안에 전체 생존기간(OS)을 포함한 전체 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으로, 임상 참여 환자들의 사망률이 낮아 분석 시점이 다소 지연된 만큼 보다 고무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JPMHC 관전 포인트, '비만' 다음 '뇌질환'
증권가에서는 올해 제약바이오 섹터의 핵심 키워드로 '비만에서 뇌질환으로의 확장'을 꼽는다. 세마글루타이드가 제2형 당뇨 치료제(오젬픽)와 비만 치료제(위고비)를 거쳐 2025년 8월 MASH 치료제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이제는 그 영역이 뇌질환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 김선아 연구원은 "최근 인슐린 저항성이 뇌질환의 주요 병인으로 확인되고 알츠하이머 동물 모델에서 GLP-1RA의 신경보호 특성이 입증됨에 따라, 노보 노디스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이다"라며 "연내 알츠하이머 임상 3상(EVOKE) 중간 결과가 발표되는 등 2026년은 뇌질환 치료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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