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HIT |
재촉이 '빅딜' 능사 아냐 …투자 기업 '내실'에 믿음과 응원 필요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이전 계약, 소위 '빅딜'은 국내 바이오텍 기업들의 염원과도 같다. 기술이전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업계에 흘러나올 때부터 해당 기업의 주가는 요동치다가, 실제 거래 당일 피크를 찍는 패턴이다.
주주들 입장에서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계약 현황이 궁금한 건 당연하지만, 빅딜은 치밀하고, 복잡하게 얽힌 상호 계약의 영역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과거 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이전 계약이 오가고 있다'는 교과서 적인 답변을 남발했다. 이후 회사는 입을 다물고, 투자 시장에는 다양한 소설들이 판치기 시작한다. 성공 적인 계약과 추후 마일스톤으로 연결된다면 다행이지만, 연결된 사례는 많지 않다.
한국바이오의 특성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빅파마들도 계약에 한층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제형 또는 약물전달운반체 플랫폼을 보유한 회사와 기술 또는 물질도입 계약이 확정되더라도 자사의 어떤 파이프라인과 활용할 것인지 철저히 비밀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언론과 주주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정보는 제한된다.

한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주주들 입장에서 회사가 계약을 체결한 시점에서 해당 내용을 공개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상호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 유출될 경우 계약 파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최근에는 계약자인 우리에게도 굉장히 ‘가려진’ 형태로 자료가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구체적인 계약 시점에 대해서도 확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계약이 잘 진행되고 있지 않다' 혹은 '연구개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이 역시 빅파마의 결정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우리 입장만을 제시할 수 없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주주들은 기술이전의 맛에 중독돼 있는 듯하다. 실제로 1년에 한 건 정도 들릴까 말까 하던 빅딜 소식이, 요즘들어 한 달에 한 두 건 들리기도 한다. 빅파마가 연구 개발 효율화를 위해, 자체 개발의 기조에서 외부 조달로 기조를 바꿨기 때문이겠지만, 결과론적으로 이는 국내 바이오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빅딜은 조급함에서 나오지 않는다. 빅파마는 조용히 '자체 파이프라인', '자체 기술'이라는 내실을 키워온 기업에 손을 내민다. '귀사는 왜 글로벌 빅파마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나', '서둘러 다음 계약에 대한 사항을 공개해라'라고 압박하기 보다 자신이 투자한 기업을 믿고 응원하는, '저평가'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기업-주주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관련기사
- 에이비엘바이오, 기술수출 이어 릴리와 지분투자 계약
- 에이비엘바이오, 릴리와 최대 4조원 '그랩바디' 플랫폼 기술이전
- K바이오텍, 연이은 글로벌 L/O… 상급병원 휴진에 제약사 울상
- 인벤티지랩, 베링거인겔하임과 추가 공동연구 계약 체결
- 디앤디파마텍, 美 멧세라와 경구용 비만 치료제 '수정·신규 기술이전' 계약
- "기술이전 규모=시가총액"…빅파마 딜에 재평가되는 바이오株
- Biotech Revaluation Surges as Market Caps Catch Up to Licensing Deals
- 다이소의 제약사 '식품'서 급식브랜드 향기가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