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협회 부설 연구센터, 이슈·월간 브리핑 등으로 전략 메시지

오기환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 인터뷰 모습
오기환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 인터뷰 모습

 HelperLab  바이오 산업의 전략 콘트롤타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오 산업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트럼프 행정부 관세 동향, 미국 생물보안법 등 굵직한 바이오 산업 이슈가 터질 때마다 '이슈브리핑'을 발표해왔다. '이슈브리핑'은 한국 바이오 산업에 필요한 전략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시하면서 업계 이목을 끌었다.

'월간브리프'는 정부는 물론 바이오 산업의 대표 리더들이 주목하는 심층 보고서다. 산업계에 필요한 어젠다를 세팅하고 날카로운 시각과 통찰력을 담은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과 박봉현 과장, 최소영 대리는 '이슈브리핑'과 '월간브리프'의 발간 주역이다. <끝까지 HIT>는 8월 28일 한국바이오협회에서 이들을 만나 보고서의 발간 배경과 인기 비결을 물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2008년 11월 출범한 바이오 분야 대표 단체다. 한국유전공학연구조합(1982년), 한국바이오산업협회(1991년), 한국바이오벤처협회(2000년) 등 3개 단체가 통합해 설립됐다.

협회 조직은 센터 2곳과 본부 4곳으로 구성됐다. 오기환 센터장은 산업정책본부와 더불어 바이오경제연구센터의 수장으로 '이슈브리핑'과 '브리프' 발간과 편집을 총괄하고 있다.

오 센터장은 "2021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찾아왔을 당시 바이오 소부장 공급망 위기가 찾아왔다"며 "중국의 공항 또는 항구가 차단되면서 의약품 원료 수출이 막혔고 인도에서는 자국민에게 약을 먼저 공급하기 위해 수출을 제한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국내 바이오 업계는 중국과 인도의 원료 수출이 단절된 이유가 무엇인지, 현재 상황이 어떤지를 절실하게 궁금해 했다"며 "압축적인 보고서로 중국과 인도의 수출 동향을 전하기로 결심한 것이 이슈브리핑의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단 2장 짜리 보고서는
'ESG 선제 대응'이란 화두를
바이오 업계에 던졌고
조회수 270만건을 돌파했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동향 보고서' 형태로 중국과 인도의 공급망 정책의 추이를 한국바이오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전까지는 A4 기준 10장 이상의 심층 보고서를 발간했지만 처음으로 1~2쪽 분량의 자료(지금의 이슈브리핑)를 펴냈다.

오 센터장은 "홈페이지에 올렸을 뿐인데 조회수와 반응이 좋아서 주기적으로 발간해 보고자 작성 양식을 새로 만들었다"며 "2021년 하반기부터 주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발행했는데 피드백이 안팎으로 들려왔다"고 전했다.

그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최신 동향을 담아 메시지를 전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슈브리핑'이란 키워드를 내세워 한 주에 3~4개의 이슈를 담아 보고서를 발간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슈브리핑은 발간 초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의약품 공급 현황', '블록버스터 의약품 미국 내 제네릭 경쟁 시작'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평균 7000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연착륙했다.

2022년 발간된 ESG 대응 관련 이슈브리핑
2022년 발간된 ESG 대응 관련 이슈브리핑

특히 2022년 2월 25일 '해외 바이오·제약기업 ESG 대응 현황'라는 제목의 이슈브리핑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이슈브리핑을 통해 "미국 상장 바이오 기업 ESG 공개 대부분 시행 초기단계"라며 "하지만 기업 경영진 1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1년 이내 ESG 중요도가 더 높아질 것이란 응답이 9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제약산업의 ESG 시도는 평가기준,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제는 ESG 경영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 2장 짜리 보고서는 'ESG 선제 대응'이란 화두를 국내 바이오 업계에 던졌다. 한국바이오협회 공식 홈페이지 기준 조회수는 270만건을 돌파했고 정부, 산업계를 대표하는 리더들이 이슈브리핑을 주목했다.

오 센터장은 "이슈브리핑은 화두가 되는 최신 이슈를 담아 업계를 대상으로 대응 전략을 압축적으로 제시하자는 것이 핵심"이라며 "A4 기준 최대 두 장이 넘지 않도록 축약한 형태의 보고서를 발간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고 전했다.

이어 "두 장이 넘어가면 보고서를 읽는 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최대한 간결한 형태를 유지했다"며 "다만 보고서 하단에 출처를 정확히 명기해서 업계 종사자들이 좀 더 깊은 내용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슈브리핑의 또 다른 특징은 '적시성'이다. 오 센터장은 '그날의 이슈'를 선정하기 위해 전날 저녁 그리고 이튿날 새벽에 국내외 기사와 보고서 등을 탐문한다고 한다.

바이오 기술, 산업 정책은 물론 미국, 중국 등 해외 공급망 동향까지 주제가 선정되면 발표 내용을 밀도 있게 분석해 '그날'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이슈를 정리한다는 것이다.

오 센터장은 "아침 일찍 일어나 주요 외신들을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다"며 "외신을 분석해 국내 바이오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면 출근 직후 회의를 통해 주제를 정한다. 관세 부과, 특허 등의 대응 시나리오 등 국내 바이오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제라면 바로 리서치를 해서 가능한 오전 중 이슈브리핑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에는 주제를 선정하고 보고서를 발간하기까지 어려웠지만 지금은 주제별로 노하우가 쌓여 적시에 이슈브리핑을 발간한다"며 "특히 이곳 저곳에서 시의적절한 주제를 다뤘다는 평이 들릴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날의 가장 중요 한 화두를 분석해 바이오 업계에 도움을 줬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왼쪽부터 오기환 센터장, 박봉현 과장, 최소영 대리가 인터뷰하는 모습
왼쪽부터 오기환 센터장, 박봉현 과장, 최소영 대리가 인터뷰하는 모습

'이슈브리핑'이 최신 동향을 전한다면 '월간브리프'는 한국바이오협회를 대표하는 심층 보고서다. '월간브리프'는 오기환 센터장을 필두로 한국바이오협회 산업정책본부 정책분석팀 박봉현 과장과 최소영 대리가 실무를 담당해왔다.

오 센터장은 "월간브리프는 바이오 산업의 신기술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트렌드 분석으로 산업계에 깊이 있는 정보를 주기 위한 보고서"라며 "특히 어느 한 기업의 제품 또는 제품 간의 경쟁이 아닌 산업 전반의 흐름과 트렌드를 읽을 수 있도록 주안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박봉현 과장은 "최소영 대리와 함께 연초에 월간 브리핑의 주제를 선정한다"며 "이슈브리핑이 그날의 이슈를 다룬다면 월간브리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업계에 어젠다를 세팅하고 시사점을 주기 위한 주제를 정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월간브리프는 A4 기준 10장에 달하는 보고서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현황 및 전망' 등 새롭게 떠오르는 최신 트렌드와 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발간한 '인공지능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최신 연구동향 및 전망'은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사용해 위치추적 도구를 개발한 사례를 전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센터는 월간브리프에서 "스웨덴 룬드 대학교의 연구팀은 미생물을 분석하여 사람이 최근에 방문한 장소를 추적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기술은 내비게이션 시스템처럼 목적지를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미생물의 지리적 기원을 식별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며 "지역마다 독특한 마이크로바이옴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기인하여 마이크로바이옴 샘플의 위치를 특정 지역, 국가, 도시, 심지어 특정 수역까지도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도시 대중교통 시스템에서 4,135개의 샘플을, 18개 국의 토양에서 237개, 9개 해양 지역에서 131개의 샘플을 수집했고, 도시 샘플의 92% 출처를 식별할 수 있었다.

최근에 접촉한 미생물을 추적하면 질병 확산 경로를 파악하고, 감염원을 식별하며,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는 지점을 찾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법의학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박봉현 과장은 "장기적으로 중요한 산업적 흐름을 일으킬 만한 신기술을 주목하는 편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엑소좀, 근감소증 치료제 등을 브리프 주제로 선정한 배경"이라며 "당장은 업계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현 단계에서 관심이 있을 만한 주제를 선별해 월간브리프를 발간하면 '어젠다 세팅'이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소영 대리는 "특히 월간브리프를 작성할 때마다 업계 전문가들의 검토를 받는다"며 "특정 주제에 대한 사전 인터뷰를 통해 주제를 더욱 가다듬고 구체적인 사례를 발굴해 브리프를 발간하기 때문에 그동안 신뢰도가 쌓였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발간된 월간브리프 보고서 중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박봉현 과장은 "2년 전에 역노화 치료제 관련 임상 파이프라인을 조명하는 브리프를 작성했는데 관련 내용에 대해 발표 요청과 문의가 쇄도했다"고 밝혔다.

당시 역노화 치료 관련 보고서가 드물었고 전문가도 많이 없었지만 월간브리프가 새로운 어젠다를 설정하면서 역노화를 주목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월간브리프, 시사점 제시 넘어서
'솔루션' 제공하겠다

오기환 센터장은 "월간브리프는 '전망과 시사점'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며 "단순히 산업의 트렌드를 주목하는 것을 넘어서서 미래에 화두로 떠오를 어젠다를 선정하면 그만큼 업계 피드백이 보다 강렬하고 빠르게 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월간브리프가 단순히 시사점 제시를 넘어서서 '솔루션'을 제공하도록 장기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바이오 기업들의 가려움을 긁어주면서도 향후 닥칠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그는 또 "이슈브리핑에서는 통상 정책의 변화를 더욱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의 통상 변화에 대비하지 않으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찾아왔다. 우리 기업들이 관세, 무역 등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바이오 무역 정책의 변화와 정세를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기환 센터장은 바이오 업계 독자를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보고서를 발간할 때 항의가 들어올 때가 있다"며 "특정 기업을 지목한 것이 아닌데 오해를 해서 오는 전화를 받는다. 우리가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산업 전체를 돕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보고서를 만들기 때문에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봉현 과장도 "매순간 열과 성을 다해 브리프를 작성한다"며 "다각도의 시선으로 이슈를 다루기 때문에 하나의 색깔로 브리프를 작성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 관대한 마음으로 브리프를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이오 업계의 리더들은 아침을 '이슈브리핑'으로 연다. '월간브리프'는 정부는 물론 다양한 국책 연구센터, 기업 관계자들이 늘상 찾는 보고서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2021년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심은 씨앗이 만개해 성과를 보이면서 찾아온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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