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 뜯어보니 궁금해!]
부채비율 늘리면서까지 1550억 유상증자…ALT-B4 편중 우려됐나
재무제표는 기업의 경영상황을 보여주는 약속된 거울이다. 하지만 그 거울에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각종 굴절들이 담긴다. <끝까지 HIT>는 이슈 기업의 재무제표를 공인회계사와 함께 분석해 물음표를 던져보고 그 궁금증을 해소하는 <재무제표, 뜯어보니 궁금해!>를 시작한다.
바이오 대장주 알테오젠이 보유 현금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합계는 약 3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이 중 1550억원은 지난 2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된 자금이다.
연간 소요되는 영업비용이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알테오젠이 대규모 운영자금을 왜,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는지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재무제표 상으로는 현금이 줄었다. 하지만…

알테오젠의 연결 기준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3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는 회계 기준상 3개월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만을 반영한 수치로, 단기금융상품까지 포함할 경우 실질적인 유동성은 오히려 2023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왔다. 회계상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단기금융상품 비중이 커지면서 운용 가능한 자금 규모는 늘어난 셈이다. 알테오젠의 재무제표를 운용 가능 현금을 기준으로 따라가보자.
2025년 2월 알테오젠은 15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눈여겨 볼 점은 발행한 주식이 '기명식 상환전환우선주(RCPS)'라는 조건부 주식이라는 점이다. 이 주식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자가 '현금으로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고(주주의 상환청구권), 보통주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보통주 전환권). 또 회사가 더 낮은 가격으로 새로운 주식을 발행할 경우, 기존 투자자도 그 가격에 맞춰 교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리픽싱)도 붙어 있다.
이처럼 유상증자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가 원하면 회사가 돈을 되돌려줘야 하고, 전환 조건도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회계 기준(K-IFRS)상 이 주식은 '자본'이 아닌 '부채'로 분류한다.
따라서 알테오젠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1550억원의 자금은 재무제표상 부채로 기록되면서 부채비율이 오히려 상승했다. 회사 측은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10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55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그렇다면 알테오젠은 왜 부채비율 상승을 감수하면서까지 자금조달에 나섰을지 궁금해진다.
영업비용도 줄고 연구개발비도 감소하는 추세인데…

궁금증을 풀기 위해 먼저 알테오젠의 연간 영업비용과 연구개발비 등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산출해 봤다.
영업비용은 기업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을 말하며, 매출원가와 판관비를 합한 금액으로, 알테오젠의 경우 외주용역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3년 외주용역비는 약 645억원으로, 전체 영업비용의 60.7%에 해당한다. 이후 2024년에는 47.6%, 2025년 1분기에는 50.8%로 비중이 다소 줄었다. 회사는 외주용역비가 위탁생산(CMO) 비용이며, 양산 단계 진입과 함께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사업 환경에 따라 변동 여지는 있으나, 2025년 연간 영업비용은 1분기를 기준으로 산출해보면 800억~9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연구개발비의 경우 금액과 매출 대비 비중 모두 2023년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 증가에 따라 비중이 낮아질 수 있으나, 현재까지 공시된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연구개발비 자체의 총액도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회사는 연구개발비로 2024년 약 553억원을 집행했으며, 2025년 1분기에는 116억원을 지출했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전년 대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주요 연구개발 항목은 ALT-B4 기반 파이프라인 개발, 제형 연구, 바이오베터 후보물질의 임상 등이 포함된다.
현재 보유한 현금 규모와 지출 추이를 고려하면, 당장 돈이 부족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알테오젠의 유상증자 등을 통한 대규모 자금유치는 선제적 성격이 강하다. 운영비 부담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알테오젠이 선제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미리 자금을 확보한 배경과 관련, 업계는 몇 가지 가능성을 제기한다.
가능성 ①
ALT-B4 중심 매출 구조, 기술편중 우려됐나?

ALT-B4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마일스톤 수익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해석이다.
알테오젠은 피하주사(SC) 제형 전환 기술인 'ALT-B4' 플랫폼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매출 구조는 ALT-B4 플랫폼 기술에 편중돼 있다. 매출 대부분이 단일 기술에서 발생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기술 집중에 따른 리스크가 지적되고 있다.
실제 매출 구조를 보면, ALT-B4 관련 수익은 2023년 833억원 중 86.3%, 2024년 757억원 중 73.6%, 2025년 1분기 837억원 중 83.2%를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알테오젠은 연간 700억800억원 수준의 기술수출 매출을 ALT-B4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수익이 전체 매출의 7085%를 차지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알테오젠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MSD, 다이이찌산쿄, 인타스, 산도즈, 메드이뮨 등과 총 6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MSD와 계약 규모는 약 43억달러(약 5조5600억원)로 가장 크다.
그러나 대부분 계약이 아직 임상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상업화에 이른 파이프라인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추가 마일스톤이나 상업화 수익이 단기간 내 발생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만약 임상 진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단일 기술에 의존하는 알테오젠의 매출 구조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가능성 ②
비즈니스 모델 확장할까? M&A 가능성도 거론돼
알테오젠이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또 다른 가능성은, 사업 구조의 전환을 염두에 둔 포석일 수 있다. 이번 유상증자 자금 중 55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편성됐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제품 생산 기반을 마련할 경우, 기술용역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직접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사업모델로 확장할 수 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전략적 인수합병(M&A)이나 신규 투자를 단행할 여지도 있다. 업계에서는 알테오젠이 기술용역 중심의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전에 자금을 준비해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기술 집중에 따른 리스크와 유동성 확보 필요 사이에서, 이번 유상증자는 '선제적 대응'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다만 실제 자금이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지는 향후 투자 집행 상황을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확보 배경과 관련 알테오젠은 "장기적인 사업 구조 변화와 공간 확충, 후속 파이프라인 준비 등을 고려한 전략적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알테오젠 측은 <끝까지 HIT>와 통화에서 "대부분의 생산을 외주(CMO)에 맡기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려는 계획이 있다"며 "그에 따른 미래 투자를 위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현재 계획 중인 신사옥 건립과 연구개발 인력 확충에도 추가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또 "하이브로자임 기술(ALT-B4) 기반 비즈니스는 일정 부분 완성된 상태이고, 라이선싱 아웃과 상업화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며 "그 이후를 대비해 어떤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할지 고민하고 있고, 이를 위한 연구에도 비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후속 기술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며 "더 진행된 후 공개 가능한 시점에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회사는 기본적으로 재무 운용을 매우 보수적으로 하고 있으며, 향후 외부 변수나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분한 현금 유동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①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회사가 새로 주식을 발행할 때, 기존 주주에게 나눠주는 대신 특정 외부 투자자에게만 주식을 배정하는 방식. 투자자를 골라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
②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과 보통주 전환권이 함께 붙은 우선주.
③ 상환권
투자자가 일정 기간 이후 회사에 "이 주식, 돈으로 다시 사주세요"라고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보통주에는 없는, 우선주에만 붙는 권리로, 투자자 리스크를 낮춰주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④ 보통주 전환권
투자자가 보유한 우선주를 보통주(일반 주식)로 바꿀 수 있는 권리. 보통주로 전환하면 의결권 행사나 주식 거래를 통한 차익 실현이 가능해진다.
⑤ 리픽싱(Refixing, 전환가 조정)
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꿀 때 적용되는 전환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조정해주는 조항. 예를 들어, 회사가 이후 더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새로 발행하면, 기존 투자자도 그 가격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부채로 처리해야 하는 회계 부담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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