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박준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상임컨설턴트

11년간 FDA서 바이오의약품 CMC심사관 근무
"FDA로부터 원하는 답변 위해 질문의 방향 설정이 매우 중요"

박준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상임컨설턴트 / 사진=황재선 기자
박준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상임컨설턴트 / 사진=황재선 기자

[끝까지HIT 9호] 최근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작년 8월부터 국내 기업들의 신약 개발 역량 강화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과의 업무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해외 제약전문가를 초빙해 현장 중심의 기업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진흥원은 이 역할을 맡을 전문가로 박준태 박사를 상임 컨설턴트로 영입했다. 박준태 컨설턴트는 연세대학교에서 학사학위, 카이스트에서 석사학위를 수여한 뒤, 미국메사추세츠 소재 우스터 폴리테크닉대학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약 30년 간 미국 인허가 제조 품질 관리(Chemistry Manufacturing & ControlㆍCMC)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의약품 인허가 및 제조 품질 공정 전문가다.

FDA에서 11년간 바이오의약품 분야 CMC 심사관으로 근무했고, 퇴임 후 국내 바이오기업 헬릭스미스에서 유전자치료제의 CMC 인허가를 총괄했다. 대전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에서는 엑소좀 치료제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지휘했다. 이 같은 실전 경험을 살려 누구보다 미국 진출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진흥원 측 의견이다.

<끝까지 HIT>는 박준태 진흥원 상임 컨설턴트를 만나 FDA 심사관으로 근무하며 느낀 소회와 현재 진흥원이 제공하는 있는 해외 제약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국내 제약 바이오 업체들이 무엇을 얻어갈 수 있는 지 들어봤다.

 

11년간 FDA 심사관으로 근무… 미국, 유럽 등 cGMP 실사도 수행

FDA 본사 건물 / 사진=FDA 홈페이지
FDA 본사 건물 / 사진=FDA 홈페이지

박준태 컨설턴트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뒤 바이오텍에서 10년간 근무하면서, 임상 3상까지 2가지 물질을 개발하는 등 완제를 개발하기 위한 인허가를 준비하는 그룹 리더로 활동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FDA와 많은 소통을 경험했고, 노력과 시간,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신약ㆍ바이오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자신의 노하우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 컨설턴트는 "FDA CDER(Center for Drug Evaluation Researchㆍ약물연구평가센터) 내 'OBP(Office of biotechnology productㆍ생명공학제품부서)'에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1년간 바이오시밀러, 재조합 단백질, 항체, ADC(항체 약물 접합체) 등 바이오의약품의 CMC 심사관으로 근무했다"며 "임상 전 독성 연구부터 IND(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 BLA(생물의약품 허가 신청) 자료, 시판 후 마케팅까지 제약사가 제출한 인허가 자료를 검토·심사했다. 더불어 유럽, 아시아, 미국 등 글로벌에서 10 곳 이상의 cGMP 실사를 수행했다"고 자신의 FDA 심사관 경력을 소개했다.

박 컨설턴트는 FDA에서 근무하며 인상깊었던 점으로 FDA의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업무 방식을 꼽았다. 그는 "FDA에서 근무하며 좋았던 부분 중 하나가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실사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상당히 논리적이다"라며 "융복합 제품의 경우에는 부서별 요청 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문에 참여하고, 이를 참고해 주관 심사 부서에서 반영하는 등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문가 위주의 심사가 이뤄진다는 점도 강점"이라며 "심사관들은 주로 본인이 원해서 옮기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오랫동안 심사 업무를 수행한다. 실제로 나도 11년 간 OBP에서만 심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박 컨설턴트에 따르면, OBP 내에서도 CMC는 다양한 분야로 나뉘어 심사되고 있는데, FDA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키우기 위한 노력과 외부 인재 영입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약에 국한되지 않는 헬스케어 전반의 미국 진출 지원

박준태 컨설턴트는 주로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들의 글로벌 임상과 마케팅 접근을 위한 부분을 돕고 있다. 그 중에서도 FDA와 인허가 및 CMC 미팅을 준비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고, IND 준비 및 승인을 위한 자문, 각 과정 중간에 발생하는 이슈 대응, NDA 및 BLA 등 허가 준비 등에도 도움을 준다. 구체적으로는, INTERACT(Pre-IND 이전 미팅), Pre-IND, EOP2(임상 2상 후 미팅), Pre-BLA, BLA 준비(CTD, 실사) 등에 대한 현장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또, 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보조한다.

거기다 제약 범위에 한정되지 않는다. 박 컨설턴트는 제약을 포함 배양육, 화장품, 의료기기 등 약 50개 이상의 업체를 컨설팅 중이다. 제약도 바이오의약품 외에 합성의약품 회사도 있다.

박 컨설턴트는 "다양한 분야 컨설팅 요청이 들어오지만, FDA가 각 제품들을 허가함에 있어서 준수하는 기본적인 컨셉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에 맞춰 자문을 하고 있다"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사이언스"라고 강조했다.

즉, 사이언스 기반이 확립되고 위험 관리(Risk management)가 돼 있다면, 각 나라의 규제나 가이던스에 맞추는 작업만 수행하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나라별로 어떻게 적용하는지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스타트업 회사들의 컨설팅 요청이 많은데, 어떻게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어떤 곳에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하는 지 알지 못한다"며 "FDA와 미팅을 진행할 때 어떻게 질문을 하고, 포인트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등에 대해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FDA는 컨설팅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확실히 포인트를 잡아서 우리 회사가 원하는 답변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방향 설정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 컨설턴트는 "가능하면 내가 가진 미국을 포함한 전문가 네트워크의 도움을 제공해줄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에 진출함에 있어 현지 CRO, CMO 등을 어떻게 찾고, 다뤄야 할지 알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DA 신약 심사 수수료, 식약처보다 수백 배 비싸

박준태 컨설턴트는 FDA와 식약처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수수료를 언급했다. 그는 "FDA는 신약 심사를 위해 요구되는 행정 수수료가 식약처와 비교해 수 백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이는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FDA는 심사 과정의 유연성이 존재하는 만큼 그들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예외적인 혜택이 적용되기도 한다는 것이 박 컨설턴트의 설명이다.

그는 "FDA와 미팅 혹은 심사를 진행하면서, 그들과 토론하다 보면 특정 케이스에 대해 굉장히 예외적인 혜택을 주는 경우도 있다"며 "과거 세포치료제가 처음 나왔을 때는 CMC 실사 과정에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을 생략하고, 시판 후 마케팅 단계에서 입증토록 하는 경우가 그런 사례"라고 소개했다. FDA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고려하고 있어, 혁신적 제품들에 대해서는 유연성있는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물론 식약처가 잘 못했다는 입장은 아니다. 박 컨설턴트는 이러한 차이는 아직 혁신 제품들의 심사 경험이 부족한 데 나오는 일종의 성장 진행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박 컨설턴트는 "식약처가 좀 더 혁신 제품에 대한 심사 경험을 쌓고, 글로벌 규제 업무를 수행해 본 전문가들이 국내에 많아 짐에 따라 허가 케이스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 국내 기업이 미국 진출을 어려워 하는 점으로는 문화ㆍ언어적인 면을 들었다. 그는 "결국 심사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미국 문화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FDA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대응이 상당히 안타까운데, 이를 이해못한 채 심사를 진행하게 되면 시간이 낭비되게 된다"고 말했다.

 

컨설팅 서비스 이용자 중 많은 상당수가 향후 추가 컨설팅 희망

박준태 컨설턴트가 진흥원에서 컨설팅을 시작한 지, 어느 덧 7개월이다. 작년 컨설팅 사업에 대해 진흥원이 진행한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33명의 참가자들은 △컨설팅 태도 : 매우 만족 100% △컨설턴트의 전문성 : 매우 만족 97%, 만족 3% 등으로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향후 추가 컨설팅을 희망한다는 인원도 상당히 많다.

응답자들은 '박준태 컨설턴트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FDA IND 승인 과정을 전해 들을 수 있어서 임상 계획을 수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FDA 경력자의 컨설팅을 받기 쉽지 않은데 좋은 기회였다', 'FDA 검토 기준에 입각한 답변으로 향후 업무에 즉시 반영 가능하다는 점이 유용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컨설턴트는 "최근 첨단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국내 회사들이 힘든 상황인 것 같다. 제약바이오는 경쟁이 매우 치열한 산업이고, 그만큼 제대로 개발하는 회사는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회사들은 없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하는 점은, 글로벌에서 통할 만큼 충분히 사이언스 베이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FDA가 허가를 주는 포인트는 '안전성'과 '혜택'이다. CMC는 노력으로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과정일 수 있지만, 개발 초반부터 나라별 규제 갭 분석을 철저히 하고 규제기관과의 미팅을 철저히 준비하며 그 과정을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를 충분히 활용한다면 충분히 미국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현재 진흥원의 컨설팅 지원을 받고 업체들은 대다수 전임상 단계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흥원은 이들 중 빠른 진행을 보이는 회사의 경우 올해 IND 1상 신청과 더불어 승인까지 받는 업체들이 나올 것 같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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