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집중 지원 전제 R&D 예산 조정 바람직
꼼꼼히 뜯어본 2024년 바이오헬스 예산
2024년 연구개발(R&D) 예산안이 21일 국회를 통과했다. 올해는 전체 R&D 관련 예산 규모가 8년 만에 삭감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도 어떤 부분이 늘고 줄어들지 고민하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그러나 R&D 관련 예산을 담당하는 부처가 나눠져 있어 이를 한 눈에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 <끝까지 HIT>는 국회예산정책처의 관련 분석 보고서와 유관 협회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현재 국회 통과를 앞둔 부처별 제약바이오 분야 예산을 추려봤다. 기사는 국회 예산안 통과 이전 작성되었습니다.
① 2024년 바이오헬스 예산 분석
② 부처별 예산 들여다보기

[끝까지HIT 8호] 정부가 33년 만에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정부부처의 바이오헬스 분야에 대한 R&D 예산 규모도 큰 틀에서 줄어들었다. 올해 31조1000억원인 국가 R&D 예산은 내년 25조9000억원 규모로 줄어든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R&D 예산이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4.9%에서 2024년 3.9%로 1.0%포인트(P) 감소했다.
<끝까지 HIT>는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포함),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의 2024년 예산안 중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R&D 지원 규모를 세부적으로 살펴봤다.
우선 보건복지부는 바이오ㆍ디지털헬스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 8736억원 예산을 편성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제약산업 육성지원금은 올해 446억원에서 내년 359억원으로 87억원이 줄어든다. 반면 백신 원부자재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79억원에서 내년 129억원으로 50억원이 증가한다. 또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바이오ㆍ디지털헬스 R&D 대폭 투자(6967억원→7801억원, +834억원)에 나선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경우 바이오헬스 R&D 관련 예산은 총 1770억원이다. 바이오ㆍ디지털헬스 안전 및 혁신 성장 기반 확충을 위해 1591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바이오의약품 국제 경쟁력 강화에 대한 예산이 올해 253억원에서 내년 161억원으로 92억원이 줄어들었다. 또 미래 대비 선제적 식의약 안전 관리 환경 조성 부문에서 바이오헬스 R&D 관련된 동물대체실험 실용화를 위한 표준화 연구(75억원), 혁신의료제품 규제과학 기술 개발 및 규제 지원(30억원) 등 분야에 대한 예산이 새로 편성됐다. 규제과학 인재 양성 및 글로벌 협력 연구 부문은 올해 50억원에서 내년 74억원으로 예산이 늘어난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의 내년 첨단 전략산업 초격차 기술 개발(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반도체, 인재양성) 사업 예산 규모는 800억원에 달한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는 한국의 의료 데이터와 미국의 첨단바이오 기술을 융합 및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스턴 코리아 프로젝트'를 신규로 추진(2024년 예산 864억원)한다. 산자부의 경우 내년에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부문에 대한 예산 108억원이 신규로 추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의 2024년 예산은 18조30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과기부 관계자는 주력 수출 분야가 초격차 기술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중점 지원하고 첨단바이오, 인공지능(AI), 양자, 우주, 6G 등 미래를 대비하는 차세대 원천 기술 확보와 기후 변화에의 대응 기술 등 12대 전략 기술에 대한 투자(2조4000억원)를 지속한다고 밝혔다. 과기부에 따르면 이 중 연구중심병원 육성 등 첨단바이오 분야 2024년 R&D 예산이 9750억원으로 올해 8288억원보다 예산 규모가 1462억원 증가했다. 또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에 108억원의 신규 예산이 편성된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2022년 11월에 발표해 올해 추진 중인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감안해 독립적인 예산(2024년 예산 1031억원)을 편성했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10대 신산업 스타트업 지원 분야 중 하나라는 게 중기부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바이오 산업에 대한 예산 규모가 큰 과기부의 내년 예산은 첨단바이오 기술 부문만 지난해에 비해 늘었고, 소재ㆍ부품ㆍ장비(소부장) 및 기업 R&D 지원에 대한 예산 규모는 줄어든 점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은 결과를 도출하는데 있어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특징이 있다.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한 첨단바이오 산업에 대한 지원이 줄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정부출연연구원 및 민간 개발이 어려운 감염병 분야에서 예산이 삭감된 부분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R&D 예산이 집중된 7대 핵심 분야에서 제외됐지만,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소부장 등의 분야의 예산이 삭감된 것도 우려스럽다"며 "국가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산업에 예측가능한 지속적 지원이 있어야 우수 인력 유출, 기술 유출 등을 방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의 맹목적인 R&D 예산 삭감은 옳지 않지만, 전략적으로 R&D 예산을 삭감하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전략적인 분야를 집중 지원한다는 전제 하에 R&D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