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텍 핫플레이스를 간다 ③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대기업·벤처·바이오 소부장·임상시험수탁기관(CRO)·의료기기 공장 품어
[끝까지HIT 7호] 인천광역시 송도국제도시에는 국내외 바이오 대기업, 신약 개발 벤처, 바이오 소부장 기업,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의료기기 공장 등을 품은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가 있다. 클러스터 주변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 대기업 뿐만 아니라 루다큐어, 미림진, 에스씨엠생명과학, 업테라, 자이메디 등 신약 개발 바이오텍도 둥지를 틀고 있다.
이처럼 바이오 산업 경쟁력을 갖춘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는 지난 2021년 7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에서 주관하는 'K-바이오 랩허브' 후보지로 최종 선정됐다. K-바이오 랩허브는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기관인 '랩센트럴(LabCentral)'을 벤치마킹한 모델이다. 중기부는 오는 2025년까지 송도에 K-바이오 랩허브를 완공할 계획이다.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을 살펴보면(가나다순) △HLB바이오스텝 △동아ST △루다큐어 △미림진 △바이넥스 △보로노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스마트바이오팜 △에스씨엠생명과학 △에스티젠바이오 △자이메디 △제이앤피메디 등이 있다.
송도 소재 기업 관계자들은 송도를 인천국제공항과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바이오 산업 경쟁력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성훈 자이메디 대표는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는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는데 있어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특히, 송도는 인천국제공항과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해외 출장에도 용이하다"며 "송도의 경우 꽤 많은 바이오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화된 지역이다. 이 때문에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의 미래는 굉장히 밝다"고 설명했다.
연속공정 원료의약품 개발이 비즈니스 모델인 스마트바이오팜 심유란 대표는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에는 바이오 대기업, CRO 업체들이 위치해 있다. 소부장 및 원료의약품 기업, 바이오 벤처, 다국적 제약사 공장도 송도에 자리잡고 있다"며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이 송도에 모여들고 있다. 바이오 산업의 밸류체인이 형성되고 있다. 무엇보다 송도에 바이오 인력 양성을 위한 '한국형 나이버트(K-NIBRT)' 실습교육센터가 있다. 송도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바이오 클러스터"라고 평가했다.

허허벌판 송도서 바이오 산업 꽃피운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
연매출 3조 시대 연 삼성바이오…ADC 바이오텍 투자 활발

2002년 당시 허허벌판인 송도에 자리잡은 셀트리온은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국내 바이오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단돈 50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오늘날 셀트리온을 연매출 2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키웠다.
셀트리온은 지난 3월 초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액 2조2839억원, 영업이익 6471억원, 영업이익률 28.3%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0.6%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의 연간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꾸준한 성장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올해 역시 바이오시밀러 강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제품 출시 및 허가 신청, 차별화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바이오 신약 개발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그룹은 주요 계열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양사 합병 승인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오는 2030년 연매출 12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 회장은 12조원의 목표 매출에서 바이오시밀러는 60%, 신약의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3일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양사 합병안을 가결시켰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최초로 연매출 3조원(2022년 기준)을 돌파하며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회사 측은 지난해 매출 3조13억원, 영업이익 98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 및 영업이익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최대 규모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ADC 의약품 전용 생산시설 건설에도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 4월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Samsung Life Science Fund)'를 통해 스위스 기업인 아라리스바이오텍(Araris Biotech AG)에 투자했으며, 9월 13일에는 국내 ADC 기업인 에임드바이오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에임드바이오는 라이프사이언스펀드의 4번째 투자처로,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의 사례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6월 바이오 USA 기자간담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CAPA) 확장, 바이오캠퍼스 증설, 다양한 포트폴리오 등 3가지 축을 토대로 성장할 것"이라며 "올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가 확대됨에 따라 실적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월 인천시와 K-바이오 랩허브 구축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바이오의약 분야 벤처 육성을 위한 대내외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시장,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등 주요 인사 방문시 상호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에 새 둥지 튼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향후 송도로 이전함에 따라 송도에 국내 바이오 대기업 4곳이 포진하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6월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송도국제도시에 건립하는 '송도 글로벌 R&PD 센터(Global Research&Process Development Center)'가 본격적으로 착공에 들어간 가운데, 오는 2025년 상반기 센터가 완공될 전망이다. 이 센터가 완공되면 현재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본사와 연구소가 송도로 이전하게 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 및 기관과 협력할 수 있는 '오픈 랩'이 설치돼 전 세계 각국의 바이오 기관, 다수의 산학 주체들과 상생하는 바이오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지난 6월 롯데지주, 인천광역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의 조속한 건립을 위한 4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MOU로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지주, 인천광역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국내 '메가 플랜트'의 연내 착공을 위한 신속한 사업 추진과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활성화를 위해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에도 나섰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까지 3개의 메가 플랜트, 총 36만 리터 항체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예정이다. 또 국내 메가 플랜트 단지에 바이오 벤처들을 위한 시설을 제공하고 기술 개발 협력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 '바이오 벤처 이니셔티브(Bio-Venture Initiative)'를 조성할 계획이다.
글로벌 바이오 기업,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주목
바이오 벤처 "지리적 접근성 떨어져…R&D 인재 채용 어려워"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은 바이오 산업 경쟁력을 갖춘 송도에 주목하고 있다. 독일 머크(Merck)는 송도에 한국 생명과학운영본부를 두고 있고, 지난 2016년 연구소(M Lab 콜라보레이션 센터)를 개소한 바 있다. 독일 생명과학 기업 싸토리우스의 한국법인 싸토리우스코리아는 오는 2025년 하반기까지 3억달러(약 3980억원)를 투자해 송도에 바이오의약 핵심 원부자재 생산 시설 및 공정 분야 연구 시설을 완공할 계획이다.
또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에는 혈당 측정기 개발기업인 아이센스의 송도 공장, HLB바이오스텝(비임상 CRO 기업),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인 바이넥스의 송도 공장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바이오 기업들이 송도에 모여들어 탄탄한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송도 소재 바이오텍 관계자들은 송도가 연구개발(R&D) 인력을 채용하는데 있어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오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의 벤처들은 송도에서 인력 채용이 쉽지 않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바이오텍 관계자는 "송도는 판교, 광교, 문정 등과 거리가 너무 멀고, 대중교통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핵심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어렵다"며 "주로 인천 및 시흥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송도 바이오텍에 지원하고 있다. 향후 송도에 GTX가 개통되면 지금보다 채용 상황이 나아질 것 같다"고 했다.
바이오 대기업과 바이오 벤처 그리고 글로벌 기업까지 품고 있는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진출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미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내 위치한 기업의 공장과 사무실에는 오늘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근처에 있는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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