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적은 희귀질환은 발견도 치료도 쉽지 않아
환자가 尹케어에 묻는다…균상식육종·시자리증후군
항암 치료 효과는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과 함께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세포독성 항암제에 이어 표적치료제가 나왔고, 지금의 임상 치료 현장에는 면역관문억제제와 4세대 항암제인 항체약물접합제(ADC)까지 공존한다. 하지만 이 같은 치료제의 발전은 아쉽게도 환자가 많은 암종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환자 수가 많지 않은 희귀질환의 경우 병의 발견은 물론 치료도 쉽지 않다.

① 원인도, 예방법도 미궁인 피부암
'균상식육종(Mycosis Fungoide·MF)'과 '시자리증후군(Sézary Syndrome·SS)'은 피부 T-세포 림프종(Cutaneous T cell Lymphoma·이하 CTCL)의 유형이다. CTCL은 피부에 발생하는 모든 T-세포 림프종을 통칭한다. 미국에서는 CTCL 환자의 약 70%가 균상식육종이며, 1~3%가 시자리증후군으로 알려진다. 우리나라의 중앙암등록본부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균상식육종을 포함한 피부암은 연 6464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2.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작고, 국내에서 한 해 100명 정도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초기 CTCL은 일반적으로 무증상(또는 느리게 진행)이며 대부분의 환자는 심각한 합병증 없이 피부 증상만 경험하지만 질병이 오래 지속되면서 진행되는 경우 피부 병변들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또 림프절 및 내부 장기로 전이가 일어나면서 공격적인 림프종으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비중이 약 3%로 드문 시자리증후군은 전신성 홍반과 림프절 비대 그리고 혈액 속에 시자리 세포라고 불리우는 악성 T 림프구가 관찰되는 질환이다. 한국에서는 매우 드물지만 균상식육종에 비해 혈액의 침범과 다발성으로 림프절이 커지고 간과 비장의 침범도 흔해서 임상적으로 공격적인 경과를 보여서 예후가 좋지 않다.
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균상식육종은 희귀성 비호지킨림프종으로 초기 병변은 무증상일 수도 있으며, 일부 병변들은 저절로 호전되기도 해서 습진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 갈 수 있다"며 "게다가 반복적으로 피부 증상이 발생해도 많은 환자들이 치료가 잘 안되는 접촉성 피부염이나 아토피 피부염, 또는 건선 등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균상식육종이란 진단명은 1800년대 처음 프랑스의 피부과 의사가 버섯 모양의 곰팡이 감염증(mushroom-like fungal disease)의 의미로 처음 명명됐다. 하지만 곰팡이가 원인인 진균증과는 전혀 다른 피부에서 발생하는 T-세포 림프종이다.
진단도 쉽지 않지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적절한 예방법도 없다. 균상식육종은 다양한 모양의 반이 발생해 수년간 지속되다가 악성세포가 증식하면서 병변이 단단해지고 여러 모양의 판, 결절, 홍색피부증이나 종양으로 진행된다. 피부 어느 곳에나 발생할 수 있고 둥근 모양, 활 모양 혹은 위축성 병변이 주로 유방 밑, 겨드랑이, 고샅 및 엉덩이 등 노출되지 않은 부위에 자주 발생한다. 여러 가지 바이러스나 세균 및 산업화학물질, 금속 등의 환경인자가 원인이라는 연구가 있었으나 증명되지는 못했다. 유전적인 소인이나 방사선 등이 원인이라①는 연구도 지지를 받지 못해 어떤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조기에 발견되면 광선치료 또는 국소치료를 통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지만, 적절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오랜 기간 시간이 경과하면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
김석진 교수는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적절한 예방법도 없다"며 "일반적인 피부염으로 알고 이에 대한 치료를 오랫동안 해도 좋아지지 않을 때 그제서야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있다. 따라서 정확한 조직검사를 통해 균상식육종과 일반적인 피부질환을 변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 진단과 치료를 하지 못해 병기가 진행된 경우, 즉 스테이지 2B 이상부터는 환자들의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현재 국내에 후기단계 치료법은 많지 않다.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30%밖에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균상식육종과 시자리증후군에 현재 사용가능한 약제로 '애드세트리주(성분 브렌툭시맙)'가 있지만, 일부 적응증으로 허가와 급여를 받았다. 해당 적응증에 포함되지 않는 환자들은 마땅한 대체약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해소시켜 줄 치료제가 작년 허가를 받았다. 쿄와기린의 '포텔리지오(성분 모가물리주맙)'다.
포텔리지오는 균상식육종 및 시자리증후군 등 T세포의 악성종양세포에서 자주 발현되는 C-C 케모카인 수용체4형(CCR4)을 표적하는 인간화 단클론 항체다. 포텔리전트 기술을 통해 푸코오스 함량이 낮게 제조돼 '항체의존적 세포매개 세포독성(ADCC)' 작용을 향상시켜 CCR4 발현 악성 T세포에 항종양 효과를 보인다.
포텔리지오는 작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난치·재발성 균상식육종 혹은 시자리증후군 치료제로 허가된 지 4년 만이다. FDA 승인 당시 첫 시자리증후군 치료제로 이름을 올렸고, 같은해 유럽집행위원회(EC)에서도 승인을 받았다. 포텔리지오는 국내 급여등재 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2월 항암제 급여의 첫 심사 관문인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기준이 설정되지 않아 다음 회의 상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미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는 급여등재 됐으며 특히 영국 NICE, 캐나다 CADTH 등에서 임상적 유용성 및 비용효과성 입증을 통과해 환자들에 게 사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