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헌ㆍ김윤 의원, 11일 제약바이오 제조혁신 토론회
"R&D산업 특성 반영한 CDMO 규제 전환, 맞춤형 성장 지원 관건"

한국 CDMO 산업의 양적 성장세는 분명하지만 R&D 기반 글로벌 경쟁력은 떨어져 심각한 위기 신호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준에 못 미치는 혁신가치 평가기준(가격)과 신규 모달리티 분야의 핵심기술 독점력 등을 보완하는 규제 개혁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지적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가 10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공동 주최한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보건의료 산업 제조혁신 방안 토론회'에서 나왔다.
이날 토론회는 이선희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최윤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용기 삼성바이오로직스 팀장, 이동국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이태규 스케일업 파트너스 대표, 임강섭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국내 CDMO산업은 최근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대표발의한 'CDMO 특별법' 통과를 발판으로 바이오의약품 CDMO기업 및 원료물질 생산 기업에 대한 독립적 규제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또한 대기업 투자와 국가 바이오클러스터 거점 육성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대기업만으론 한계...중소·벤처 연계 '오픈 이노베이션' 절실"
최윤희 선임연구위원은 그러나 "우리나라가 바이오시밀러 생산에서는 세계 시장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양적 경쟁력을 확보했으나 기술력 등 질적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위기"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특히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치고 올라오고 있고, 스마트 공정과 AI 분야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은 글로벌 컨설팅기업이 세계 최상위 논문 상위 10% 인용도 등을 반영해 실시한 OECD 국가 대상 바이오 분야 전략기술 독점성 평가에서 우리나라 순위가 하락한 데 주목했다.
최 위원은 "첨단기술 분야 미래 경쟁력을 예측하는 글로벌 평가에서 2023년 5위를 기록하던 우리나라 순위가 2024년부터는 안타깝게도 5위 밖으로 밀려 났다"며 "CDMO는 규모의 경제만으로 가능한 산업이 아니가 연구개발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혁신을 촉진하는 실행방안을 CDMO특별법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오산업은 규제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산업으로 인허가 뿐만 아니라 가격 규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며 "한국이 글로벌 기준에 비해 성장 동력 산업의 혁신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보상하는지도 검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견·벤처기업 저변을 확대하는 맞춤형 지원도 바이오 생태계 조성의 필수 요건으로 꼽혔다.
이선희 이화여대 교수는 "중소·벤처기업이 차세대 모달리티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전문 제조역량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유전자치료제, mRNA, ADC와 같은 차세대 모달리티가 성장하면서 대기업이 충당하지 못하는 신규 모달리티나 특수 제형 등을 중소·벤처기업이 생산하도록 하는 연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법 의미 크지만 제조·품질 혁신가치 보상 아쉬워"
"세제 지원-약가 우대-혁신 촉진 패키지 필요"
법 제도적 차원에서 R&D 산업의 혁신 유인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박용기 삼성바이오로직스 팀장은 "최근 특별법 제정을 통해 CDMO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인정하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은 중요한 출발점"이라면서도 "혁신 유인을 촉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부분은 담지 못해 하위법령 논의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현행 조세특례법은 전통제조업 위주로 설계돼 CDMO와 같이 R&D, 품질 검증, 규제 대응이 결합된 산업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CDMO 핵심 인프라를 부대시설로 분류해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판매사가 아닌 위탁생산기업이 제조물책임을 지도록 한 점 등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국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바이오산업 규제의 또 다른 축인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포지티브 방식으로 운영돼 혁신성과 유연성을 발휘하기 어렵고, 대부분 안전에 치중해 진흥이나 지원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다"며 "법은 허용범위를 넓히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예외 권한을 위임하거나 개별 행정기관의 재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규제 면제(예외)를 규정한 '산업융합촉진법'에 대해서도 "제품이나 서비스 중심으로 첨단재생바이오 분야에 적합하지 않고, 중증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에게는 샌드박스 규제 개선을 기다릴 만한 시간이 없다"며 "신기술이나 연구중심 병원에 협소하게 적용되고 있는 현행 보건의료기술진흥법에 첨단재생바이오 임상연구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산업 안팎의 요구를 수렴해 혁신 유인을 강화하는 정책 설계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임강섭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장은 "현행 조세특례법상 직접제조시설로 한정된 세액 공제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며 "10년으로 적용되는 공제 유예기간도 제약바이오 신약개발 기간을 고려해 확대하는 방안을 관계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급영향이 큰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약가제도 개선안과 관련한 의견을 내년 상반기까지 수렴해 건정심에서 의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조품질관리 혁신에도 보상이 필요하다는 산업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관계기기관과 협의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국회가 입법과 제도 개선을 약속한 가운데, 산업계도 적극적인 노력을 다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우리 제약바이오산업의 세계적인 기술과 인적 자원을 글로벌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서 제도적, 정책적 한계가 있다"며 "오늘 공론화된 정책과제가 구체적으로 입법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바이오 5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제조혁신이 매우 중요하다"며 "개별 기업에 맡기지 않고 국가의 체계적 지원과 민간 협력을 통해 혁신의 발판을 만들도록 입법적 기반과 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8개 협회 및 단체가 연대한 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은 이 자리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혁신신약,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내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를 지속가능한 경쟁력으로 확장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며 "우리 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